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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멘탈 甲' 윤성빈-김연아, 강심장으로 일군 '월드클래스'

입력 : 2018-02-19 09:03:00 수정 : 2018-02-19 09: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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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평창 권영준 기자] “올림픽 경험해보니, 솔직히 별 것 없네요.”

건방져 보일 수 있는 이 한마디, 잔잔히 퍼지는 미소 속에 감춰둔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전용 경기장이 없어 빙판이 있는 곳을 전전해야 했고, 심지어 맨땅에서 훈련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비인기 동계 종목이라는 서러움에 울어야 했고, 고독한 싸움에 고개 숙여야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가는 길이 곧 우리의 길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걷고, 달리고, 뛰었다. 불모지의 기적을 일으키며 세계 최정상에 우뚝 선 주인공은 바로 ‘피겨 여왕’ 김연아(28·은퇴)와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24·강원도청)의 스토리이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참 많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압도적인 연기로 한국 피겨스케이트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윤성빈 역시 2018 평창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거침없는 질주로 아시아인 최초이자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처음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시스템조차 구축되지 않은 척박한 불모지에서 기적을 일궈낸 것이다.
또 하나, 숨겨진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강한 정신력과 자존감이다. 흔히 말하는 ‘멘탈 갑(甲)’이다. 스포츠월드는 지난 16일 윤성빈이 금메달을 목에 걸던 날, 매니지먼트사 관계자에게 ‘윤성빈이 따로 심리상담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돌아온 대답은 큰 웃음과 함께 “단체 강연을 받은 적은 있지만, 개인적인 상담은 없었다”며 “수많은 선수를 관리해 왔지만, 윤성빈처럼 강심장인 선수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존감이 정말 큰 선수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좀처럼 흔들림이 없다. 스켈레톤을 늦게 시작했지만, 빠르게 최정상급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 윤성빈은 “올림픽이라고 떨리지 않았다. 어느 대회나 똑같은 기분이고,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며 “메달에 대한 부담감도 없었다. 평창올림픽은 안방이었고, 응원해주시는 국민도 있다. 그리고 이 트랙에서 누구보다 많은 훈련을 했다. 즐기자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올림픽을 경험해 보니 별 것 없다”라고 미소지었다. 그만큼 누구보다 처절하게 훈련했으며, 이 훈련이 자존감과 결합해 자신감으로 표출된 것이다.
느낌이 익숙하다. 김연아 오마주였다. 김연아 역시 ‘밴쿠버의 기적’을 일군 뒤 “금메달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하늘이 내려준 선수가 주인공이 되리라 여겼다”며 “대회를 준비하면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그만큼 훈련을 많이 했고, 완벽하게 준비했다. 준비 과정이 좋았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방져 보일 수 있지만, 올림픽이 끝난 뒤 어머니에게 ‘올림픽 별거 아니네’라고 말했다. 어이없지만, 그때 느낌이 그랬다”고 웃었다.

강심장은 타고난 것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김연아와 윤성빈이 보여준 ‘강심장’은 조금 다르다. 고독한 싸움에 지지 않았고, 최고가 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온 노력의 결과였다. 불모지를 개척한 김연아와 윤성빈의 금메달은 그래서 의미가 크고 값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연합뉴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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