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20·성남시청)이 출전한 준결승 3조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 한쪽에서 이를 지켜본 국내 빙상 관계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특히, 최민정의 소속팀인 손세원 성남시청 감독은 “(최)민정이가 준결승에서 힘들다는 아웃코스에서 3바퀴를 돌았다. 앞서 500m 무리하게 치고 들어갈 실격 판정을 받은 탓에 민정이가 쉽게 파고들지 못했다. 1위로 결승에 올랐지만 다가올 결승전에서 체력이 걱정”이라고 아쉬워했다.
실제 이날 최민정은 이날 준결승에서 3바퀴 반을 남겨두고 아웃코스로 치고 나간 뒤 마지막 1바퀴를 남겨두고서야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손세원 감독은 “선수들은 아웃코스를 타는 것을 상당히 힘들어한다. 체력적으로 너무 소모가 심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아웃코스로 1~2바퀴를 넘어가는 순간 망한 경기라고 한다. 보통 1바퀴를 도는 데 8초 후반이 걸린다. 아웃코스로 돌려면 8초 중반으로 돌아야 한다. 다리에 전달되는 하중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어진 결승에도 준결승과 같은 양상으로 진행됐다. 결승 경기 시작 후 4위 자리에서 기회를 넘본 최민정은 3바퀴를 남겨 두고 아웃코스 질주를 선택했다. 결국 한 바퀴 이상 돈 최민정은 선두로 올라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결승전이 끝난 뒤 손 감독은 “얘는 진짜 지치지도 않는다”라며 껄껄 웃었다.
올림픽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정은 이제 다관왕 등극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20일 3000m 계주와 22일 1000m 경기가 남아 있다. 역대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관왕은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진선유가 마지막이다. 최민정의 롤모델인 진선유는 맹훈련으로 쌓은 강철 체력으로 탁월한 아웃코스 질주 능력으로 올림픽 역사를 썼다.
최민정은 강철 체력에 폭발적인 스퍼트 능력까지 갖췄다. 500m 실격 후 “반드시 이겨낼 자신이 있다”는 강인한 정신력도 남다르다. 최민정이 남은 두 종목에서도 모두 금메달을 딴다면 12년 만에 올림픽 3관왕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 최민정의 올림픽 축제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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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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