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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찢어진 얼굴, 꿰매고 다시 나선 박우상… 백지선호의 투혼

입력 : 2018-02-17 19:50:58 수정 : 2018-02-17 19: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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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릉·권영준 기자] 얼굴이 찢어졌다. 스위스 선수 스케이트날에 찍혔다. 피가 흘렀다. 라커룸으로 향했지만, 빙판 위에서 혈투를 펼치고 있는 동료를 외면할 수 없었다. 급하게 상처 부위를 꿰맸고, 다시 빙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로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주장 박우상(32)이었다. 비록 대패를 면하지 못했지만, 투혼만큼은 뜨거웠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7일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하키센터에서 치른 스위스와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0-8(0-1 0-2 0-5)으로 패했다. 지난 15일 체코를 상대로 투혼을 발휘하며 1-2로 아쉽게 패했던 대표팀은 조별리그 2연패를 당했다.

이날 대표팀은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백지선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준비를 못 했다는 것은 내가 준비를 못 했다는 것이다. 내가 비난받아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게임 플랜을 정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고 자신을 탓했다.

선수들은 반대였다. 이날 경기를 마친 선수단은 한목소리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체코가 개인기 위주의 팀이라면, 스위스는 조직적이고 트랜지션이 빠른 팀이다. 감독님께서 주문하신 역할을 못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자책했다.

사실 선수 개개인의 실력 차이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제 걸음마 단계이다. 이 가운데 올림픽을 앞두고 철저한 준비와 훈련으로 전력을 끌어올렸다. 체코전에서 드러났듯이 충분히 대등한 경기를 펼칠 가능성은 품고 있다.

여기에는 선수단의 투혼이 빛났기 때문이다. 대패는 분명 아쉬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수들이 태만하거나, 집중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박우상의 플레이에서 나타났다.

박우상은 이날 2피리어드 4분32초 문전에서 스위스에 기회를 내주지 않기 위해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넘어진 상태에서 상대 선수 스케이트날에 얼굴이 찍혔다. 피가 흘렀고, 치료를 위해 라커룸으로 향했다. 박우상은 간단하게 얼굴을 꿰맨 후 다시 빙판 위에 올랐다.

박우상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넘어졌는데 충격 때문에 기억이 없다. 일어나서 보니 얼굴이 찢어져서 꿰맸다”며 “경기 중이었고, 동료들이 뛰고 있었다. 당연히 다시 경기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우상은 “스위스는 트랜지션이 체코보다는 빠른 팀이었고, 우리는 대처 능력이 부족했다”며 “다음 경기에는 이런 부분을 반드시 수정해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백지선호는 18일 오후 9시19분 같은 장소에서 세계최강 캐나다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박우상은 “스위스전 대패가 다음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더 집중해야 한다”며 “마지막 예선인 만큼 4년 동안 준비한 것을 모두 쏟아붓겠다. 우리는 더 믿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연합뉴스, 권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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