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무근은 kt행을 선택한 황재균의 보상선수다. 손아섭 등에 우선순위를 매겨놓은 구단 전략상 황재균과의 이별은 감지된 터였고 롯데는 이적발표 후 담담하게 kt로부터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건네받고 고민에 들어갔다. 최종선택이 바로 198㎝ 장신우완 조무근이었다.
성균관대 출신으로 2015년 2차 6라운드 전체 45순위로 kt에 입단한 조무근은 그해 43경기에서 71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5패2홀드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해 존재감을 알렸다. 그 활약으로 kt 소속으로는 처음 대표팀에 뽑혀 프리미어12 대회에서 공을 뿌렸다. 당시 조범현 감독이 장시환과 함께 뿌듯해한 선수다.
하지만 이후 두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6년 3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61, 2017년 16경기에서 7.36에 그쳤다. 이닝소화도 38⅔이닝→14⅔이닝으로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롯데는 조무근을 지명했다.
사실 롯데의 전력을 보면 조무근의 필요성은 낮다. 입단 첫 해를 제외하고는 흔들렸고 kt의 1군 마운드에서 신뢰도 낮아졌다. 여기에는 롯데의 오프시즌 전력노선이 숨어있다. 2차 드래프트 때부터 미래보다 현재를 선택했다. 40인 제외 명단을 본 뒤 될성부른 떡잎이 별로 없다고 판단, 차라리 도움이 될 선수들을 찾자고 결정을 내리고 오현택, 이병규, 고효준을 지명했다.
그 뒤 손아섭을 잔류시켰고 강민호가 삼성으로 FA 이적했지만 민병헌을 영입하며 2018년 더 높은 비상을 꿈꾸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 과정에서 FA 보상선수도 다르지 않았다. 조무근과 포수 나원탁(강민호 보상선수)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 아니다. 나원탁은 상무 입대까지 포기했다.
특히 조무근은 구단과 조원우 감독이 이런저런 안테나망을 가동해 선택한 자원이다. 마무리캠프에서 꽤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불펜의 힘을 높이기 위한 한 수로 최종결론을 내렸다. 불펜투수의 ‘수집’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의미도 있다. 지난해 재활에 성공, 복귀에 성공한 조정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조 감독은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무근이가 마무리캠프에서 좋았다고 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