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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사비로 미리 떠난다? 캠프 선발대를 어떻게 봐야 할까

입력 : 2018-01-23 10:48:19 수정 : 2018-01-23 13: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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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아니, 근데 그렇게 해도 되는 겁니까?”

모 감독은 황당해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주장하는 비활동기간을 명확히 준수하며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더니 몇몇 구단의 행보는 달랐다.

무슨 일일까. 비활동기간의 애매함 탓이다. 선수협은 12∼1월 구단 주도의 훈련을 일체 금지해왔다. 구장출입도 금지했다. 개인의 사생활이 최소한은 보장돼야한다는 의미. 하지만 프로선수들은 겨울이라고 쉴 수 없고 개인트레이너를 고용하거나 해외자율훈련을 떠나면서 땀을 흘린다. 이렇다 보니 저연봉 저연차 선수들은 오히려 운동할 곳이 없어 난감해하는 역효과도 있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구장출입제한 조항은 없앴지만 올해는 또 다른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21일 주장 박용택을 비롯한 LG 소속 선수 22명은 미국 애리조나로 떠났다. 정식 훈련개시일인 2월1일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판단한 선수들끼리 삼삼오오 의견을 모아 캠프지로 미리 떠난 것이다. 구단에선 원래 발생할 항공료만 지원해주고 숙박비 등은 개별지출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LG가 애리조나에서 캠프지를 차리지 않는다면 22명씩이나 갈 이유가 없다. 보이지않는 지원이 되는 셈이다.

LG 뿐 아니다. 두산도 18일 6명이 출국했고 22일 13명이 미리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으로 떠났다. kt도 23일 11명의 선수가 선발대로 애리조나 투산으로 먼저 이동했다. 모두 구단에서 항공료만 지원했다.

이런 행보는 구단의 잘못은 아니다. 선수들이 당겨진 개막을 준비하기 위해 결정을 내렸고 구단으로선 ‘자율훈련’이니 막기도 어렵다. 감독 코치는 참석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출발날짜만 기다려왔던 다른 감독과 구단은 ‘단체자율훈련이라니, 사실상 꼼수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린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등으로 인해 개막일이 빨라진 올 시즌 같은 경우는 더욱 잘 준수했어야한다는 주장이다.

비활동기간의 준수, 선수협이 그간 강력히 요청하며 실시해온 사항이지만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정작 선수들은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고 있고 그속에서 선수들만의 ‘캠프 선발대’라는 촌극이 발생하고 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21일 LG 선수들이 미리 스프링캠프지로 출국하고 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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