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날’이 왔다. 18일 KIA 선수단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다들 사뭇 비장한 표정들. 2년 만에 부활한 ‘체력테스트’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광주-기아챔피어스필드에서 인바디 검사를 마친 선수단은 오후 광주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해 50m(단거리), 4㎞(장거리) 달리기 기록을 측정했다. 2월까지는 ‘비활동기간’이기 때문에 김기태 감독 및 코칭스태프들은 참석할 수 없었지만, 허영택 사장, 조계현 단장이 현장을 찾아 이를 지켜봤다.
“새신랑, 운동 많이 했나보네.” 안치홍이 50m 결승선을 통과하자 환호가 쏟아졌다. 최원준이 4㎞ 달리기 초반부터 크게 앞서 나갈 때엔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부러움 섞인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선수단 모두는 이를 악물고 뛰었다. 덕분에 여기저기에서 곡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새롭게 합류한 유민상은 “장렬히 불태웠다”며 웃었다. 부문별 최고 기록의 영광은 최원준(50m 5초93), 박정수(4㎞ 17분06초)에게 돌아갔다.
이날 낙오된 이는 없었다. 그만큼 선수단 전체가 시즌 준비를 잘 하고 있다는 의미다. 체력테스트가 선수단에게 하나의 동기부여를 준 듯했다. “감독님의 아이디어가 정말 좋은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인 양현종은 “이걸 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며칠 반짝 한다고 되는 게 절대 아니다. 나 역시 준비한다고 했는데 완벽하진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KIA 관계자는 “기준치에 부합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스프링캠프에 갈 준비가 어느 정도 됐느냐를 살펴보는 것이 이번 체력테스트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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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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