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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과 세상만사] 172. 마피아와의 인연

입력 : 2018-01-16 18:34:42 수정 : 2018-01-16 18: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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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 인사는 물론이고 해외 인사들과도 만남이 있었다. 그중에는 일본 황실과 관련된 사람이 찾아온 적이 있었고,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만남도 있었다. 한결같이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다. 다소 어려운 대화라 통역을 두었지만 얘기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이런 사회적 저명인사가 아닌, 즉 양지 아닌 음지에 있는 사람들과도 만남이 있었다. 특히 미국 마피아는 나에게 구명시식을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은 겉으로는 세계 초강대국임을 자부하고 있지만 안으로는 온갖 인종이 모여 치열한 삶의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특히 뉴욕은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이 눈에 띠곤 한다. 삶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뉴욕에는 생존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사는 할렘가가 곳곳에 있으며 인종의 특색에 따라 스패니쉬 할렘, 이스트 할렘, 웨스트 할렘 등으로 부르고 있다.

미국의 암흑가를 주름잡는 마피아는 주로 마약과 매춘사업 등 자본주의 사회의 상업성과 호흡을 같이하며 사회 저변의 어두운 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교포사회에서 마당발로 소문이 난 지인이 어느 해 여름 연락도 없이 찾아와 마피아를 만나고 싶지 않느냐며 물었다.

처음에는 영화 ‘대부’에서나 보는 살인 청부업자를 연상하여 만남을 거절했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만날 수 있다는 지인의 설득에 기회를 만들게 되었다. 그 당시 마피아 때문에 한인교포들이 장사에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기에 이 기회에 협조를 구하고자하는 마음이 있어 승낙을 한 것이다.

맨해튼의 한 건물에서 암흑가 보스와 만남이 이루어졌다. 이태리계 마피아들은 콧수염을 대부분 기르고 있었고 한두 명의 보스급을 제외하고는 티셔츠에 청바지 등 노동자 같은 허름한 차림들을 하고 있었다. 지인의 소개로 몇 마디 인사말을 나누고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아지트라기보다는 단지 일시적인 회합장소로 사용하는 곳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피아 보스는 바로 본론을 꺼냈다. “당신 친구에게서 당신이 매우 특별한 영적 능력을 가졌다고 말을 들었소. 그러니 부탁 하나만 들어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영능력과 마피아와 무슨 관계가 있나 싶어 순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옆방에 자신들의 친구가 누워 있는데, 사인을 정확하게 밝혀 줄 수 없겠느냐 하는 것이었다. 교통사고로 판명되었지만 자신들의 친구는 결코 사고로 죽을 사람이 아니며, 분명 누군가에 의해 폭행을 당해 교통사고로 위장 살해됐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누구인지 밝혀달라는 것은 아니니 살해의 동기나 방법만 알려달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 마피아를 위한 구명시식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만약 거절한다면 이곳을 쉽게 나가지 못할 거라며 은근히 협박까지 하는 것이었다. 마피아의 위협에 순간 ‘잘못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LA흑인폭동이 일어났을 때 자경단과 함께 코리아타운을 지키면서도 겁이 나지 않았던지라 마피아가 나를 둘러싸고 앉아 있어도 불안하지는 않았다.

마피아는 뉴욕경찰이 전해준 친구의 사인을 믿을 수 없던 차에 마침 뉴저지에서 선원을 열고 생활불교를 전하고 있던 나의 소문을 듣고서 친구가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를 밝혀달라고 청한 것이다. 나는 마피아와 한인 상인간의 갈등을 해결해주는 조건으로 그들의 요구에 응했다.

사인은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었다. 영적으로 본 사실을 마피아에게 말해주고 그곳을 나왔다. 그 후 마피아와 한인상인들간의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이 되었다. 소득은 있었지만 영화 ‘대부’를 떠오르게 하는 정말 잊지 못할 구명시식이었다.

(hooam.com/ whoiam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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