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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박병호는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었다

입력 : 2018-01-10 06:10:00 수정 : 2018-01-09 20: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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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인천 이혜진 기자] 2시즌 만에 복귀, 그의 눈 속에는 ‘무거운 책임감’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박병호입니다.”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목소리였다. 박병호(32·넥센)는 9일 인천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복귀 환영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고형욱 넥센 단장을 비롯해 장정석 감독, 주장 서건창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박병호는 시종일관 편안한 미소를 보이며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등 번호 52번이 적힌 유니폼을 건네받은 박병호는 “정말 집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시 한 번” 이날 박병호는 반복해서 이 표현을 사용했다. 마치 스스로에게 거는 주문처럼 들리기도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출발선 위에 섰음을 마음에 새기는 듯했다.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 타점왕에 올랐던 토종 거포 박병호는 2015시즌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2016시즌 초반 특유의 장타력을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기도 했지만, 빠른 공에 약점을 보이며 마이너리그를 맴돌아야 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62경기 타율 0.191 12홈런이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계약기간도 2+1년이나 남아있던 상황. 그런 박병호가 복귀 쪽으로 마음을 굳힌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야구에 대한 갈망. 둘째, 이장석 대표의 진심이었다. 박병호는 “창피하지만 마이너리그 생활이 많이 힘들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이장석 대표님의 전화를 받게 됐다. 바로 답변을 드리진 못했지만, 고민 끝에 조금 더 즐겁게, 맘껏 야구를 할 수 있는 쪽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그 누구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2년 전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팬 분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이렇게 한국으로 돌아오게 돼 실망하셨을 것이다.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솔직하게 말한 박병호는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최대한 많은 타점을 내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목표는 전 경기 출전이다. 또 많은 홈런으로 팬 분들을 즐겁게 해드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베테랑으로서의 마음가짐도 남달랐다. 박병호는 “아직까진 넥센 팀 분위기가 어떤지 잘 모른다. 연령층이 많이 어려진 것 같다”면서 “캠프 때부터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 같다. 후배와의 관계에서도 먼저 다가가 많은 애기를 들어주려 한다. 또 경기 중 코칭스태프들이 해주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도 서건창 주장을 도와 힘을 보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구장 고척돔에 대해선 “나 역시 궁금하다.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인천 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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