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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단독인터뷰④] 추신수와 삼남매, 텍사스판 '아빠 어디가' 모습은?

입력 : 2018-01-06 09:00:00 수정 : 2018-01-06 02: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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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저도 아직 어린데, 저보다 더 큰 아이가 있네요.”

추신수(36·텍사스)는 슬하에 아들 무빈과 건우, 딸 소희를 둔 세 자녀의 아빠다. 올해로 한국 나이 14세가 된 무빈은 이미 아빠보다 키가 커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서 확인한 추신수의 프로필 상 신장은 5피트11인치, 벌써 180㎝를 넘어서며 운동선수 2세의 유전자를 뽐내고 있는 셈이다. “이미 내 옷을 입는다. 하체는 나보다 더 좋은 것 같다”라던 추신수의 목소리에서도 뿌듯함이 묻어났다.

그러나 ‘젊은 아빠’ 추신수에게 가족의 존재가 항상 반가웠던 건 아니었다. 무빈이 태어나던 해 추신수는 22세가 됐다.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상황이 부담감으로 다가올 정도의 어린 나이였다. 추신수는 “결혼을 일찍 했더니 친구들이 다 놀러 다닐 때 나는 아이 아빠가 됐다. 사실 가끔은 짐 같이 느껴지기도 해서 빨리 가정을 꾸린 걸 후회하기도 했다”고 했지만, 이내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좋다. 아직 결혼도 안 한 친구들도 있는데, 그들이 마흔이 돼야 시작하는 일을 난 이미 다 끝냈다”라고 웃었다.

미처 생각지 못한 시련이 찾아왔을 때마다 추신수를 일으켜 세운 건 가장이라는 책임감이었다. 18년의 미국 생활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추신수는 딸이 태어나던 날 때려낸 끝내기 만루 홈런을 꼽았다. 마이너리그 바닥부터 시작해서 메이저리그 주전으로 올라서기까지 모든 순간을 가족과 함께 한 셈이다.

그래서 야구가 없는 비시즌이면 추신수는 가족과 모든 시간을 보낸다. 추신수는 ‘전업 아빠’로의 하루를 이렇게 묘사했다. "아침에 좀 더 잘 수도 있겠지만 제가 하고 싶어서 아이들 학교를 모두 데려다줍니다. 다녀와서 개인 운동을 하고 나면 바로 점심시간이라 아내랑 밥을 먹죠. 그다음엔 커피를 한 잔 마시는데 여자랑 그러고 있으면 1~2시간은 금방 가잖아요? 바로 애들 픽업하러 가서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발레 연습하는 데로 보내죠. 저녁 8~9시에 데리고 집에 오면 저녁 먹고 샤워해야죠. 그럼 밤 10시는 금방 돼요. 와이프랑 와인 마시고 자는 것까지가 일과입니다.”

그렇다면 삼남매에게 비치는 추신수는 어떤 모습일까. 자신을 “굉장히 보수적인 편”이라고 표현한 추신수는 “친구같이 친근할 때도 있지만, 원칙에서 벗어나는 일이 생기면 엄격하게 한다. 요즘 부모들 같지 않을지도 모른다”라고 설명했다. 외식할 때 밥을 먹지 않고 식당을 뛰어다니는 풍경은 추신수의 가족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다. 집안에서도 식사가 끝난 뒤 자신의 그릇은 스스로 치워야 한다. “항상 원하는 것만 할 수는 없다. 책임감을 길러야 한다”는 의도에서다.

여기서 남는 궁금증 하나. 만약 아들이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면 메이저리거 아빠는 이를 허락할까? 실제로 무빈은 학교에 다니는 와중에도 일주일에 두 번은 야구 클럽에 출석 중이다. “내가 야구를 했기 때문에 야구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말할 수 있다”라고 말문을 연 추신수는 “내 눈이 높아서인지는 몰라도 내가 인정할 정도는 아니다. 많이 부족하다”라고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아버지’ 추신수의 교육관은 “잘한다고 미쳐서 해도 될까 말까인데 내 욕심만으로 시키고 싶진 않다.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게 우선이다”라는 말에서 뚜렷이 읽혔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 DB,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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