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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현장] 언론노조 "화유기 제작여부 떠나 제작 현장 안전에 경각심 일으켜야"

입력 : 2018-01-04 15:28:25 수정 : 2018-01-04 15: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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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언론노조가 드라마 제작 관행과 시스템의 전면 변화를 요구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회의실에서 드라마 ‘화유기’ 제작현장 추락사고 대책수립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장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해당 사안의 중대함을 실감케 했다.

기자회견에는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 사고 피해자가 소속된 MBC 아트지부 김종찬 지부장, 사고 당시 샹들리에 설치 작업을 함께한 목격자, 故이한빛 PD 유가족인 동생 이한솔 씨, tvN 대책위원회 김병철 노동상담 팀장 등이 자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언론노조 현장 조사시 촬영된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는 실제 사고현장의 분위기, 관계자의 대응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사고 개요 및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사고 당시 현장 목격자의 증언이 있었다. 현장 동료 B씨는 “사고 당일 오전 8시부터 업무를 시작했으며 새벽 1시가 되자 피곤해져서 정리하고 들어가고자 했다. 그 때 피해자 A씨가 ‘팀장이 비밀의 방 샹들리에를 달아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연장을 챙겨 비밀의 방으로 향했다”며 사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샹들리에 설치 작업은 꼭 한명이 천장에 올라가서 전선 설치 작업을 해야한다. 그래서 아래에서 전선을 넘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나면서 피해자의 엉덩이가 완전히 V자 형태로 떨어졌다. A씨가 의식을 잃는 순간 다리 경직이 느껴져 계속 주무르는 상태에서 119를 불렀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A씨는 척추골절로 종합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어 수술을 거쳤다. 다행히 3일 오후 치료 경과가 호전됨에 따라 일반 병실로 이동했으며 의식은 또렷이 회복했으나 몸은 아직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사고 직후인 지난 12월 23일 안성경찰서 사고 현장 방문 조사가 실시됐으며, 28일과 29일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의 현장 조사가 실시됐다.

현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작사 측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특히 현장 책임자인 JS픽쳐스 이철호 미술감독은 “업무 환경은 수평한 관계로 이뤄진다. 샹들리에 설치를 ‘지시’한 것이 아니라, 조명등을 달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고지’했을 뿐”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이었다고 전해졌다.

조사 당시 현장 외부에는 폐자재 등이 수북하게 방치되어 있었으며, 세트장 이동 구간마다 각종 도구와 전선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 또 각종 인화 물질이 널부러져 있었다. 사고 이후였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는 없었다.

현장 조사 이후 고용노동부 평택지청 근로감독관은 제작사 측에 목재 사다리 사용을 금지 시켰으며 천장에서 하는 작업 일체를 금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내렸다.

심지어 조사 팀이 현장을 떠난 직후 다시 촬영을 재개했고, 또 한 번 스태프의 부상이 발생했다. 추후 ‘화유기’가 사용하는 A, C 세트장은 다소 정리됐으나 KBS 드라마 ‘저글러스’가 사용하는 B 세트장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김환균 위원장은 “이 사건의 본질은 방송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 문제다. 그동안 단 한번도 사회 문제화 되지 않은 사건이지만 사실은 알게 모르게 많은 스태프들이 다치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었다”며 “많은 네티즌들이 화유기라는 드라마 제작여부에 관심이 많지만 기자회견의 목적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송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고 대책이 필요함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안전, 노동인권이 보장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을 위한 언론노조 요구’라는 주제로 아래와 같은 요구안을 제시했다.

1. 정부는 현재 제작 중인 모든 드라마 현장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2. 드라마 제작 현장은 ‘일터’입니다.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사해야 합니다.

3. CJ E&M은 구체적인 개선 방안과 이행 계획을 제작 종사자들과 시청자 앞에 내놓아야 합니다.

4. 아울러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추가 쟁점에 대한 조사와 안전 대책도 강구해야 합니다.

5. 드라마 제작 관행과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6. 끝으로 정부, CJ E&M, JS픽쳐스, MBC아트는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 피해자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한편, 언론노조는 오늘(4일) JS픽쳐스 및 관련자들을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 고발할 예정이다.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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