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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과 세상만사] 167.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입력 : 2017-12-31 22:05:38 수정 : 2017-12-31 22: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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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들에게 해와 달의 운동은 시간이다. 로마인들에게 시간의 신은 야누스(Janus)였다. 그리스 신화에는 없는 로마인들만의 독특한 신 야누스. 해가 바뀌어 첫 시간과 공간이 열리는 문을 단속하는 임무를 맡았다. 1월인 제뉴어리(January)의 어원이 바로 야누스인 ‘야누아리우스(Januarius)’에서 나왔다. 요즘은 ‘표리부동’ ‘위선자’로 변의되었지만 야누스의 본질은 ‘천지창조’다.

야누스는 동양의 태극 음양에 해당한다. 시간에서는 밤과 낮 두개의 얼굴, 공간에서는 동서남북 네 개의 얼굴로 묘사되기도 한다. 왕의 성문을 지키는 ‘문지기’로 점차 격하되다가 이중성의 대명사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그래도 야누스의 진면목은 달력 첫 장에 남아있다.

어떤 경전에는 창세기가 따로 정해져 있다. 로마인들의 창세기는 매년 동지였다. 동양에서는 우주의 사계절에 소우주를 잘게 반복 적용해 연 월 일 시간에 음양오행 십간십이지를 배정하고 있다. 천부경에서는 본체인 천지인(天地人) 3극이란 개념을 적용하고 팔괘나 음양오행을 운행원리로 적용하고 있다.

‘하나의 시작에는 그 시작점이 없어서, 삼극(三極)으로 나누어졌다 하더라도 그 근본은 닳아 없어지지 않는다’ 즉 우주는 시작과 끝이 따로 없으며, 매 순간이 창세기라는 뜻이다. 그래서 새롭게 마음을 고쳐먹는 그 순간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초발심시변정각’이란 말이 불가에서 생겼다. 서양에서는 ‘현재(present)’가 신의 ‘선물(present)’이라고 한다. 결국 중요한 일, 중요한 때, 중요한 사람이 따로 없이 매순간 일상이 중요하다는 것.

무술년 새해의 시작인 오늘, 시작과 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해도 사람의 마음 속에는 새로운 시작은 있는 것이다. 달력은 새롭게 바뀌었지만 정유년은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남겨주었다. 지난해 촛불시위를 시작으로 정권교체는 이루었지만 국민의 마음을 달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국정농단의 후폭풍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외교적으로 많은 과제들을 남겼다. 지난 한 해는 마치 강대국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던 구한말을 재현하는 듯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대한민국은 그렇게 새해를 맞이했다. 오늘 전국의 해맞이 명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무술년의 붉은 해를 바라보며 사람들은 종교를 떠나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자녀의 대학합격을, 승진을 앞둔 남편의 출세를, 그리고 부모님과 가족들의 무병장수 등등 각자가 원하는 바를 말한다. 모두가 공통적으로 올해는 작년보다 나은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떠오르는 해를 향해 두 손 모아 소원을 비는 사람들에게 나는 한 가지를 더 빌어주기를 바란다. 2018년 무술년에는 각자가 맡은 일을 소홀히 하지 말 것이며 진실로 그 중심을 잡는 ‘윤집궐중(允執厥中)’하는 한 해가 되기를 말이다. 지난해 일어난 각종 사고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다.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해서 나라가 혼란스러워졌다. 정치권이 중심을 잡고 원칙을 지켰다면 국민이 고통 받거나 슬퍼하지 않아도 되었다.

무술년은 황금, 즉 재복을 의미한다. 황금을 얻으려면 부지런해야하니 대한민국은 올해 바쁜 한해가 될 것이다. 재운이 있다하여도 그 복을 누가 주는 것이 아니다. 복이야말로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자업자득, 냉정한 복(福)의 세계를 안다면 복 짓는 행동을 많이 해서 지은 만큼 복을 받아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새해에 주고받는 덕담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아닌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라고 말해야 한다. 복도 짓지 않고 어찌 복을 바라겠는가. 그리고 개인의 복도 중요하지만 나라의 복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나라의 복은 바로 ‘화(和)’이다. 안으로는 정치적으로 화합하고 대외적으로는 한반도에 평화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온 국민이 복 짓는 한해가 되어 대한민국이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hooam.com/ whoiam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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