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시선] 종현으로 되돌아본 K팝의 그늘

입력 : 2017-12-23 23:30:00 수정 : 2017-12-23 16:39:1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그저 한순간인 걸까.

샤이니 종현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K팝을 주도하는 아이돌 스타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겉으론 남부럽지 않은 화려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말 못한 고충을 안고 살아가는 가혹한 삶이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치 삐에로처럼, 겉으로 웃고 있지만 속으론 웃지 못하는 아이돌 스타의 두 얼굴. 화려하지만 세상 그 누구보다 가혹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돌이 안쓰럽기만 하다.

종현은 2008년 보이그룹 샤이니로 데뷔했다. 국내 최고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트레이닝을 거쳐 데뷔한 종현은 팀의 메인보컬을 맡으며 샤이니의 상승세에 앞장섰고, 이후 발표하는 곡마다 대히트를 기록하며 아이돌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종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직접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 좋은 결과물을 하나둘 선보이며 싱어송라이터로 입지를 다졌다. 종현은 솔로 활동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샤이니가 아닌 종현 혼자서도 충분히 진가를 인정받았고, 1년에도 수십번씩 공연을 개최하는 등 놀라운 행보를 보였다. 라디오 DJ로도 이름을 날린 종현은 각종 예능에서도 출중한 예능감을 뽐냈고, 그렇게 종현은 만능 엔터테이너로 화려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종현에겐 이러한 삶이 부담이자 고통이었다. 그의 지인인 디어클라우드 나인을 통해 공개된 유서만 봐도 종현의 피폐했던 삶이 여실히 드러났다. 바쁜 하루를 보내도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여유가 없었고,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며 철저히 ‘나’를 버려야만 했다. 그 흔한 힘들다는 말도 그에겐 사치였고, 한없이 우울한 순간에 그의 곁엔 아무도 없었다. 

참다못해 힘겹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말은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저 ‘괜찮아요’ ‘수고했어요’라는 짧디 짧은 한 마디가 필요했던 건데, 그 한 마디조차 종현에겐 누릴 수 없는 사치였던 것이다. 그동안 수없이 음악으로 사람들을 위로했던 종현이지만, 정작 위로가 절실한 순간에는 철저히 외면받은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아이돌이 종현만이 아니란 점이다. 가혹한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고, 때론 쏟아지는 악플과 비난을 아무렇지 않게 견뎌야 하는 게 오늘날 아이돌의 현실이다. 또 데뷔했지만 빛을 보지 못한 아이돌도 상당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화려함 속에 감춰진 이면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가능하다면 업계 차원에서 시스템을 마련해 이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하지 않을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감춰진 K팝의 그늘은 너무나도 어둡기만 하다.

giback@sportsworldi.com

※ 이번 소식으로 정신적 고통이 느껴지거나 우울감이 가중 된다면 자살예방전화 1577-0199, 복지부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