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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기, 무릎 연골 잃고 얻은 열정… 대한항공 '저력'이다

입력 : 2017-12-14 05:50:00 수정 : 2017-12-13 16: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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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배구는 이제 그만두셔야 할 것 같습니다.”

청천날벼락 같은 이야기였다. 더 이상 배구 선수로 살아갈 수 없다는 선고였다. 의사의 소견에 몇번이고 정말이냐고 되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똑같았다. 그러나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단 한 번이라도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다시 일어섰다. 양 무릎에 연골이 없는 상황에서도, 단 한 세트만 뛰더라도 좋아하는 배구를 위해 이를 악물었다. 바로 대한항공 센터 최석기(31)의 이야기이다.

최석기는 올 시즌 10경기(총 32세트)에 출전해 36점, 경기당 평균 3.6점에 세트당 평균 0.469개의 블로킹을 기록 중이다. 기록상으로 보면 팀의 에이스도, 주축 선수도 아니다. 그러나 주전 센터 진상헌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코트에서 알토란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 12일 KB손해보험전에서도 팀 흐름을 이어가는 블로킹 2개를 내리 꽂으며 총 4득점을 올려 팀의 3-2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실 최석기는 배구를 할 수 있는 몸이 아니다. 양쪽 무릎에 연골이 없다. 2008~2009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은 최석기는 데뷔 첫 시즌에 페어플레이상, 2009~2010시즌 세리머니상을 수상하며 나름대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무릎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10년 KOVO컵 때 왼쪽 무릎을 심하게 다친 뒤 총 3번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를 악물고 재활에 성공했으나, 2013년 초 통증이 재발해 다시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몇번을 쓰러지고, 다시 일어난 최석기는 그해 대한항공으로 이적했다. 당시 그는 “무릎이 안 좋은 나를 대한항공이 영입한 이유는 분명하다.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제 남은 것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최석기는 “당시 의사 선생님께서 배구를 그만하라고 권유하셨다. 이대로는 다시 뛸 수 없다고 하시더라”며 “그런데 그렇게 그만 둘 수가 없었다. 대한항공으로 이적하면서 우승의 꿈도 키웠다.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가 쓰러질 때마다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내였다. 지난 2016년 박보라 양과 결혼에 골인한 최석기는 “연애시절부터 아내가 곁을 지켜줬다. 아내가 아니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아내를 위해서라도 코트에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실제 최석기는 무릎 수술 이후 단 한 번도 술을 입에 대지 않을 정도로 몸 관리를 하고 있다. 20대 초반만 하더라도 배구판에서 ‘말술’로 유명했지만, 배구를 위해 술을 끊었다. 그는 “팀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모두가 우승이라는 단어 하나만 생각하고 있다”며 “1분1초를 출전하더라도 팀을 위해 뛰겠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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