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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갈림길에서 두산은 싹 갈아엎었다

입력 : 2017-12-12 13:00:00 수정 : 2017-12-13 0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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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니퍼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싹 갈아엎었다.

올 겨울 두산은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민병헌을 사실상 떠나보냈고 외국인 선수는 전원을 교체했다. 오프시즌 두산이 이런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민병헌은 더 높은 금액을 제의한 팀으로 이적했다고 해도 외국인 3인방은 의외다. 김현수의 영입도 세자릿수 금액이라면 힘들 것이라는 게 현장의 전망이다.

마이클 보우덴은 시즌 중 사실상 이별을 직감했다. 4월말 어깨 부상을 입고 7월4일 돌아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두 차례 조기강판으로 고개를 숙였다.

더스틴 니퍼트는 의외다. 2011년부터 7년을 함께 한 선수다. 2016년 22승으로 올해 연봉은 210만 달러까지 상승했다. 올해는 정규시즌 30경기 179⅔이닝 14승8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고, 포스트시즌 때는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아쉬움이 컸다. 체력적 한계가 느껴지긴 했어도 여전히 150㎞대 강속구를 던졌다. 하지만 두산은 재계약 통보 제외결정을 내렸다. 보류선수 명단에 넣고 협상을 진행할 경우 올해 연봉의 75%를 보전해야하는 까닭이다. 157만5000달러다. 두산은 “협상이 결렬된 게 아니다, 니퍼트도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 받아들였다”고 했지만 사실상 떠나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잡아야했던 선수라면 이런 수를 쓸 이유가 없다. 올해를 면밀하게 지켜보면서 니퍼트의 2018년은 어려울 것으로 최종결론을 내렸다. 마지막 판단의 잣대가 한국시리즈 무대였다.

타자 닉 에반스도 시즌 후 재계약 불가 통보를 일찌감치 전했다. 올해 에반스는 정규시즌 타율 0.296에 27홈런 90타점을 올린 지명타자다. 연봉 68만 달러를 놓고 보면 시쳇말로 ‘가성비’로는 최고 수준이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타자로서 27홈런은 더 큰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정작 두산은 결별을 결정했다. 몸값 효율이 문제가 아니다. 이미 KBO리그 투수들에게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고 판단했다. 몸쪽 낮은 공에 2S를 주고 들어가는 타석이 늘어나면서 내년 시즌은 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감독과 구단 모두 이 부분에서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한 마디로 올 겨울 두산은 애매하면 모두 내던졌다. 전력의 중요부분에서 아예 새판짜기를 선택했다. 한국시리즈 패퇴의 후유증으로 보여진다. 새 얼굴은 투수 린드블럼과 후랭코프, 타자 파레디스다. 그 결정의 성패가 궁금하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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