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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 실패' 이정협은 끝까지 자신만을 책망했다

입력 : 2017-11-27 05:20:00 수정 : 2017-11-27 10: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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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선수들 볼 낯이 없어서….“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26일 상주와의 ‘KEB 하나은행 K리그 2017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승격에 실패했다. 2015시즌 강등 후 다음 시즌까지 벌써 3년차 챌린지 생활을 보내게 된 것이다.

안타까웠다.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갔지만 마무리가 세밀하지 못했다. 공격수들도 ‘딱 한 골만 더’를 외쳤지만 둔탁했다. 경기 후 만난 부산의 에이스 이정협(26)도 표정이 좋지 못했다. 후반 29분 결정적 기회를 놓친 아쉬움이 떠오른 걸까. 기자가 잠시 인터뷰를 요청하자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공격수로서 골로 팀을 돕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이 한 마디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정협이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할 만큼 올 시즌은 그에게 아쉽고 슬픈 일이 많았다. 지난 시즌을 마친 후 부산이 클래식 승격에 실패하자 더 큰 무대 도전을 원했던 그는 조진호 새 감독의 설득에 잔류를 결심했다. 진심으로 자신을 믿고 있다는 감독의 한 마디가 가슴을 울렸다. 절치부심 시즌을 준비한 이정협은 초반 7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매서운 골 폭풍을 일으켰고 부산 역시 상위권을 유지해 시너지 효과가 이는 듯했다.

그러나 부침이 있었다. 이정협은 두 번의 큰 부상으로 장기간 팀을 떠났고 득점 행진도 잠잠해졌다. 지난 10월에는 조 감독이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사고까지 발생했다. 자신을 극진히 아껴주던 스승의 사망에 이정협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

이정협은 “경기장마다 걸려 있는 감독님 사진을 보면서 힘을 얻었다. 감독님께 꼭 승격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2차전도 감독님에게 도와 달라고 기도를 많이 했는데 내가 부족했다. 동료의 찬스를 살리질 못했다. 코칭스태프 분들도 빨리 잊고 FA컵에 집중하자고 위로해주시는데 죄송한 마음뿐”이라 숙연히 말했다.

비록 우선 목표이던 클래식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부산에는 아직 또 하나의 목표가 남아 있다. FA컵 우승이다. 부산은 29일 홈에서 울산과 1차전, 다음달 3일 울산에서 2차전을 치러 우승을 다툰다.
이정협은 “슬프지만 다시 앞을 향해 가야 한다. 중요한 목표(FA컵 우승)가 아직 남아 있다. 빨리 추스르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게 감독님과 팬들을 위한 보답이다.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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