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1일 오후 강민호와의 협상결렬을 발표했다. 롯데는 “상징성을 고려해 4년 총액 80억원을 제시했으나, 시장 평가를 원한다는 의견을 존중해 협상을 최종 종료했다”고 전했다. 그 5분 후 삼성이 4년 총액 80억원에 강민호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강민호를 놓쳤다. 롯데 측은 “포수를 육성하고, 다른 FA선수를 비롯한 여러 방향의 전력보강과 세대교체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강민호의 공백은 상당한 출혈이다. 2004년 2차 3라운더로 입단해 14시즌 동안 1495경기에서 타율 0.277(4853타수 1345안타) 218홈런 778타점을 올린 중심타자다. 더욱이 포수 리드까지 생각하면 이를 온연히 메워내기는 불가능하다.
롯데 사정에 능통한 야구인은 롯데의 협상태도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민호가 보상금액(20∼30억)을 빼더라도 다른 팀에 가겠다고 답답해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더 재미있는 점은 금액이다. 롯데와 삼성 모두 80억원을 제시했고 강민호가 삼성을 택했다는 것이다. 롯데의 결렬 발표는 ‘삼성의 축소발표’에 대한 부분을 지적하기 위한 해명자료로 느껴진다. 하지만 삼성은 “작년부터 우리는 축소발표를 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삼성의 주장은 보상금액까지 더하면 100억과 보상선수 1명, 혹은 110억을 써야하는데 그 이상의 금액을 강민호에게 투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삼성이 축소발표를 했다고 해도 롯데는 강민호를 잃었다. 타 구단의 영입의향을 인지했다면 더욱 강민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어야했다. 금액을 더 올리는 것도 고려했어야했다. 여러 야구인은 롯데가 손아섭에게 신경을 쓰느라 강민호와의 협상을 뒤로 미뤄두면서 강민호의 감정이 상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강민호는 롯데에 애정이 강한 선수다. 2013시즌 후 첫 FA 자격을 취득한 강민호는 총액 75억원에 지금은 폐지된 우선협상기간에 곧바로 도장을 찍었다. 당시 FA 시장 1호 계약자였다.
집토끼 강민호는 협상에서 롯데에 매우 유리했다. 연봉 10억원의 대어고 타 구단은 보상액이 부담이 된다. 또 프랜차이즈 스타라를 점에서 쉽게 접촉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롯데는 이런 유리한 상황에서 방심했고 주전포수를 빼앗겨버린 결과가 됐다. 2018년 롯데의 주전포수는 이제 김사훈이다. 보상액과 보상선수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까.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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