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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의 체크포인트] 김원석 퇴출과 SNS 논란, 퍼거슨은 또 옳았다?

입력 : 2017-11-21 13:21:37 수정 : 2017-11-21 13: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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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퍼거슨 감독이 또 1승을 추가했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을 ‘비꼬는’ 표현이다. 영국 축구 명장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지난 2011년 5월, 당시 트위터에서 네티즌과 설전을 벌인 소속팀 선수 웨인 루니에 대해 조언을 하면서 “트위터가 시간 낭비”라고 했다. 네티즌은 유명인이 SNS상에서 발언으로 곤욕을 치를 때마다 오역된 ‘트인낭(트위터는 인생의 낭비)’을 언급하며 ‘퍼거슨 감독 1승 추가’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런데 이 문구가 새삼 화제가 됐다. 지난 20일 한화에서 퇴출당한 한화 김원석(28)의 SNS 상에서 막말 때문이다. 한 야구팬이 지난달 한 야구커뮤니티에 김원석과 SNS 메신저로 대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에는 코칭스태프 비하 발언이 포함된 대화 내용의 일부만 공개됐고, 당시 교육리그에 참가 중이던 김원석은 귀국 조치와 함께 벌금을 물었다. 하지만 최근 대화 내용이 추가 공개됐는데 구단과 코칭스태프, 동료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한 내용까지 공개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다. 

결국 한화 구단은 20일 오전 김원석에게 귀국 조치를 내렸고, 곧바로 징계 회의를 열고 방출을 결정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사적 공간인 SNS에서 이뤄진 개인 간 대화일지라도 부적절한 내용이 유포된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자도 큰 배신감이 들었다. 약 7개월 전의 기억이다. 당시 김원석의 모자챙과 헬멧 안쪽에는 ‘지금’이라는 단어가 있었고, “그래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이다. 그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모자에 지금이라고 써놨다”는 김원석의 말을 기사로 전했다. 방출의 아픔을 딛고, 아마추어 야구지도자, 현역 군복무, 독립구단 입단 등을 거친 김원석을 ‘오뚝이’라고 표현했고, SNS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김원석의 “세상 착한 척, 효자인 척, 철든 척, 모르는 척 때론 필요해”란 메시지를 봤고, 시쳇말로 ‘뚜껑’이 확 열렸다.

약 일주일 전,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만난 한용덕 감독은 물의를 일으킨 김원석을 감싸 안으려고 했다. 한 선수의 야구인생이 걸린 문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김원석에 등을 돌리자, 그도 결단을 내렸다.

최근 프로야구계에는 선수들의 SNS 관련 사건이 많다. 2015년 kt 포수 장성우는 여자친구와의 메시지 대화에서 프로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을 비하하는 내용이 공개돼 법정에 섰다. KIA 외야수 이진영도 자신의 SNS에 막말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결국 1군에서 제외됐다.

옛말에 ‘말 한마디에 천냥빚 갚는다’는 말이 있다. 말에는 생각보다 큰 힘이 담겨 있다. 김원석의 경우처럼 큰 힘을 가진 말을 잘못 사용한다면, ‘천냥 빚을 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무리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도 좋지만 정도가 있다. 더욱이 글은 사라지지도 않는다. 한 구단 관계자는 “분기에 한번 꼴로 진행된 SNS 교육을 격주 단위로 실시해야 겠다”고 하소연했다. SNS를 잘못 사용하면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숙지할 필요가 있겠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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