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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이루 "父 태진아, 인도네시아서 내 매니저… 존경해"

입력 : 2017-11-18 08:00:00 수정 : 2017-11-1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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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꿈을 현실로 이룬 사람의 표정이 이런 걸까. 하나라도 겨우 이뤄내면 다행일법한 일들을 척척 해내고 있다. 모두가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갈 길이 멀단다. 데뷔 12주년을 맞이한 한류스타 이루(본명 조성현)의 이야기다.

그를 만나고 ‘운도 실력이다’라는 말을 믿기로 했다. 한류스타가 된 것도, 대중에게 사랑받는 아티스트가 된 것도 모두 운이 좋아서 가능했다며 겸손한 답변이 이어진다. 하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우리가 착각한 그의 행운은 수 년간 갈고 닦은 실력에서 비롯된 것이란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인도네시아-한국 오가는 문화사절단

이루는 인도네시아 한류 열풍의 주역이다. ‘인도네시아 프린스’로 불리는 그는 지난 2013년 인도네시아 영화 ‘헬로우 굿바이’에 깜짝 출연하는 동시에 주제곡으로 삽입된 ‘까만 안경’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류스타로 급부상했다. 이후 외국인 최초 인도네시아 공중파 음악방송 1위, 한국어 앨범인 ‘까만 안경’ 싱글 앨범 20만장 판매, 한국가수 최초 특집 생방송이 진행 등 매년 최초, 최고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단독 콘서트도 3회나 진행했다. 규모도 크다. 무려 2만2000석. 인도네시아 팬들이 매 공연 자리를 꽉 채우는 것은 물론이고 좌석 외 자리까지 사람들이 몰려 공연을 관람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2만2000명은 태어나서 제가 처음으로 본 관객수다. 흥분해서 신나게 공연을 했다. 인도네시아는 정말 음악을 사랑하고 한국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걸 실감했다. 공연은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다. 큰 사랑을 보내주시는 팬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감사함의 표시다.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한다.”

연기자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주연을 맡은 드라마만 두 편, 시트콤이 한 편이다. 심지어 한 드라마의 가제는 ‘사랑해 이루’였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이루 사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루는 한류 불모지로 불리던 인도네시아에서 스타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일단 영화 ‘헬로우 굿바이’가 시작이었다. 인도네시아 영화사 측에서 전화가 왔는데 ‘까만 안경’을 OST로 쓰고 싶다는 거였다. 그리고 카메오 출연을 해달라고 했다. 흔쾌히 알겠다고 했는데 노래가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운좋게 영화 프로모션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에 있는 방송 매체에 다 출연을 했다. 공연만 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현지 아티스트처럼 시간을 갖고 다가갔다. 일상 대화정도는 가능할 정도로 언어도 배웠는는데 이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 듯 하다. 일반적으로 한류라고 하면 중국과 일본을 생각하지 않나. 인도네시아 진출을 하게 될 거라고는 저 역시 생각하지 못했다. 100% 운이다.”

이 같은 인기를 반영하듯 이루는 톱스타들만 한다는 항공사 홍보대사, 제주도 홍보대사, 백화점 면세점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양국을 잇는 문화사절단 역할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문화교류 역할을 잘해줬다며 상패도 주시고 홍보대사 같은 느낌으로 현수막에 걸리게 됐다. 서울시와 함께 서울 관광홍보도 하게 됐는데 이런 부분을 국내 팬들도 자랑스러워 하신다. 현지 프로모션 때마다 국산차량을 애용하고, 현지의 고아원, 양로원을 방문해 국산 문구, 완구류 등을 선물하는 모습을 보고 민간외교에 힘쓴다고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쑥쓰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 마음이다.”

▲나의 아버지…태진아

가수이자 이루의 부친 태진아(본명 조방헌)는 한국 트로트계의 거장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신인가수 겸 연기자 이루의 매니저였다. 맨땅에 헤딩하듯 도전에 나선 부자는 아들 얼굴 사진이 박힌 전단지를 돌리면서 홍보에 집중했다. 이루는 “아직도 힘들었던 그 때 기억이 남아있다. 저에게 아버지는 존경스러운 분이다. 아버지가 계셔서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다”라며 애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태진아 아들’이란 호칭이 달갑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대중이 자신을 바라보는 선입견이 불편하던 시기도 있었다. 

“어릴 때는 누가 ‘태진아 아들이다’라고 하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나 자체로 보여졌으면 하는 마음이 강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고민하고 힘들어한 시간조차 아깝다. 빨리 받아들이고 자신있게 나를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아버지는 집에선 평범한 아버지다.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다르게 보실수도 있는데 유머감각도 있고 편안한 분이다. 어떨 땐 동네 아저씨 같고, 엄격할 땐 엄격하다. 그리고 본인의 직업,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부심이 굉장하시다. 그래서 60대의 연세에도 왕성하게 활동을 하시는 게 아닐까. 제가 본받을 게 많은 분이다.”

▲작곡가로도 인정…이젠 연기자로 제2의 인생

이루는 고등학교 졸업 후 1년 반동안 피아노를 독학, 미국 버클리 음대에 합격했다. 하지만 악보를 볼 줄 몰라 곡을 그대로 외워 연주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일주일에 다섯곡을 외워야 하는 일정 속, 결국 과부화가 걸려 학교는 휴학하고 한국에 들어왔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였다. 그래서 인생곡 ‘까만 안경’을 발표했고 지금은 작곡가 겸 프로듀서 페이머스브로라는 활동명으로 곡 작업을 했다. 아이오아이의 데뷔곡 ‘드림걸스’를 비롯 제시의 ‘센언니’까지 만들어낸 것.

그리고 이젠 연기에 도전중이다. 지난 8월 종영한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 오디션을 보고, 박현성 역에 낙점돼 시청자들과 만났다. 본명 조성현으로 등장한 그를 보고 가수 이루를 떠올린 사람은 없다. 그 정도로 이루는 완벽히 극에 녹아들었다.

“새로운 길을 걷는다는 것이 결코 쉽진 않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있는데 굳이 왜 모험을 하는 걸까’라는 고민도 했다. 그런데 반대로 이렇게 도전 정신이 있을 때 해보고 싶은 일을 하고 싶더라. 사실 가수로 데뷔하기 전 드라마 ‘하늘이시여’ 오디션을 봤다. 2차까지 갔다가 연기를 못해서 떨어졌고 그해에 준비를 해서 가수로 데뷔를 했다. 그때 제가 캐스팅됐다면 이루라는 가수가 없었을 거다(웃음).”

자신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이루는 연기자 조성현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아직은 저도 저를 잘 모르겠다. 잘했다고 칭찬하기엔 부족한 실력이다. 앞으로 저를 더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을 만나기 위해 노력할 거다. 액션, 악역에 관심이 많다. 새로운 이루, 조성현의 얼굴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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