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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이선균 "연기, 할수록 겁나고 어려워"

입력 : 2017-11-16 07:00:00 수정 : 2017-11-16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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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로맨스도 코믹도, 그리고 액션도 훌륭했다. 그리고 이번엔 느와르다. 배우 이선균이 ‘미옥’을 통해 데뷔 후 첫 느와르 영화에 도전하며 변신을 선보였다.

지난 9일 개봉한 ‘미옥’은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 나현정(김혜수)과 임상훈(이선균), 그리고 출세를 눈앞에 두고 이들에게 덜미를 잡힌 최대식(이희준)까지 벼랑 끝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은 세 사람의 물고 물리는 전쟁을 그린다.

그 가운데 이선균은 나현정을 위해 조직의 해결사가 된 임상훈 역을 맡아, 결핍과 콤플렉스를 지닌 한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을 표출하며 거칠고 남성적인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그간의 작품들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매력이다. 그 역시 인터뷰를 통해 “기존에 맡았던 역할과는 많이 달라 걱정도 있었다”고 털어놨을 정도.

그러나 매 작품 섬세한 감정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을 사로잡아온 베테랑 배우답게 이선균은 상훈이 겪는 감정의 변화들을 고스란히 이끌어내며 극을 꽉 채워냈다. 본인 스스로도 “개인적으로 의미 깊은 도전이었다”고 전할 정도로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 이선균. 그의 표현대로 느와르가 어울리는 ‘씁쓸한 가을’이라는 점을 제쳐두더라도 우리가 ‘미옥’을 봐야할 이유다.

-작품이 촬영 2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2년 만에 관객들을 만나는 거라 떨리기보다 많이 기다렸다. 저보다 감독님이나 다른 배우들이 더 많이 기다렸을 거라고 생각한다. 감독님 입봉작인데 개봉하게 돼 다행이다. 가장 마음고생이 크셨을 거다. 가장 많이 기다리신 분이니까.”

-여성 느와르 장르 영화로서 아쉬운 지점이 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아쉬운 점이 많다. 원래 개봉 전 제목이 ‘소중한 여인’이었다. 원래 김회장(최무성)과 나현정이 얽히고 그 안에 제가 얽히는 감정관계가 이어지는 이야긴데 그런 부분들이 삭제 됐다. 그래서 사건이 없는 상훈이 중심에 있게 되다 보니 보신 분들도 좀 아쉬움을 표하는 거 같다. 제목이 ‘미옥’이고 여성 느와르라고 해서 기대하고 오신 분들이 그것에 반하는 느낌을 받으셨던 거 같다.”

-느와르를 선택한 이유는.

“사실 국내에 범죄 액션물이 많지만 이런 느와르 장르는 많지 않아서 주저 했다. 그렇지만 홍콩 느와르를 보고 자란 세대라 로망도 있었고, 김혜수 선배님이 먼저 출연을 결정해서 하게 된 것도 있다.”

-그런 김혜수와 호흡은 어땠나.

“대중들한테 오랫동안 사랑받은 배우인 만큼 연기할 때 집중하는 모습이 정말 놀랍다. 감정소모 하는 장면이 많은데 본인 신이 아닐 때도 앞에서 진심으로 감정연기를 다 해주신다. 배려인 거다. 그렇게 진심을 다해 연기해주시니까 나도 진심을 다해 연기해야겠구나 느꼈다.”

-캐릭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상훈은 유기견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집착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현정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키워왔고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그런 내면적인 것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고 연기했다.”

-상훈의 입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나.

“촬영한지 2년이 되다보니 대사들이 잘 기억은 안 난다.(웃음) 현정을 짝사랑하고 집착하는 인물이니까 포스터에 있는 것처럼 ‘저 여자는 돌아본 적이 없어’가 상훈을 대표하는 대사가 아닐까. 나를 바라봐 줬으면 하는 마음이 담긴 외사랑을 표현한 대사니까. 그게 아니라면 상훈이 한 말은 아니지만 ‘토사구팽’이라는 대사가 와닿는다. 정말 그 말 하나로 모든 게 시작됐기 때문에.”

-관객들이 ‘미옥’을 통해 봐줬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앞서 말 한대로 토사구팽이다. 애정결핍이 있는 남자가 버려질까 두려워 조직을 배신하고 한 여자에 집착하는, 여러 가지 시선이 엇갈린 관계가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여성 느와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 다 각자 결핍이 있고 아픔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거기에 김혜수 선배님의 액션이 가미된 슬픈 이야기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쉼 없이 작품을 이어오고 있다.

“재작년에 좀 쉬었다. 쉬려고 쉰 건 아닌데 한 작품의 스케줄이 꼬이는 바람에 잠깐 쉬게 됐다. 그러다가 ‘미옥’을 하게 되고 또 다른 일을 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오게 된 거다. 사실 한 작품 끝나고 쉬었다가 들어가고 해야 하는데 그 때 살짝 엇나간 게 안 쉬고 하게 된 계기다. 이번에 또 드라마를 들어가게 돼서, 이번 드라마를 마치면 조금 쉬어야 할 것 같다. 막상 작품 끝날 때쯤 또 뭔가 하자고 하면 할지도 모르겠다. 배우들은 계약직이지 않나. 그런데 또 은퇴가 없고. 그래서 고민이 많다. 과감히 놓고 충전을 하면서 진행하는 게 좋을지 들어올 때 계속 이어가는 게 맞는 건지 요즘 고민이다.”

-작품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들어오는 시나리오 중에 재밌는 것. 시나리오를 볼 때 책장이 잘 넘어가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내가 봤을 때 그림이 그려지는지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그림이 그려지는 역할이 있고 그림이 안 그려지는데 도전해보자 하는 역할이 있다. 그렇긴 하지만 다 본다. 감독님이 누군지 캐릭터가 뭔지 투자, 크랭크인 시기 등등 다 본다. 보통 다 그럴 거라 생각한다.”

-어느새 데뷔 17년차다.

“연기라는 게 할수록 겁나고 어렵다. 내가 직접 만들어가는 거니까 채우고 준비해야 되는데 계속 달리다보니까 점점 두려워진다. 주연이라는 게 책임을 지는 자리라 부담도 많다. 연기적으로도 그런 걸 많이 느낀다. 자연스럽게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며 잘 늙어가고 싶다.”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씨네그루(주) 키다리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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