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47)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손흥민(26·토트넘)의 활용법을 두고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겠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공격 본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여러모로 구상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곧 한국 축구의 공격 옵션 다양화로 연결된다.
신태용호는 12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이어갔다. 지난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의 멀티골을 앞세워 2-1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덕분에 대표팀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의욕에 찬 모습이었다. 지난 11일 회복 훈련 후 곧바로 울산으로 이동해 여정을 푼 대표팀은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유럽의 다크호스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 나선다.
일단 조금은 김이 빠졌다. 세르비아는 팀 핵심 알렉산다르 콜라로프(AS로마), 두산 타디치(사우샘프턴), 필립 코스티치(함부르크), 두스코 토시치(베식타스)가 지난 10일 중국전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애초 아시아 원정에서 에이스 네마냐 마티치(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미 빠졌고, 여기에 4명의 핵심 선수마저 귀국하며 평가전은 김이 빠졌다.
그러나 이는 신태용호에 새로운 기회이다. 세르비아는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스리백 전술을 활용했는데, 중국과 평가전에서는 포백을 활용했다. 핵심 자원이 빠지면서 수비 안정화와 역습 전술을 실험하고 있다는 뜻이다. 콜롬비아는 빠르고 조직적인 수비진이 색깔이었다면, 세르비아는 피지컬과 제공권을 앞세운 수비진을 구성하고 있다. 신 감독이 같은 ‘역습’이지만 ‘다른 색깔’을 실험할 기회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유럽 축구가 생소하지 않은 손흥민을 공격 옵션 정점에 둘 수 있다는 뜻이다. 원톱 출전도 가능하다는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는 이유이다. 일단 신 감독은 콜롬비아전과 비교해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계획이다. 콜롬비아전에서 상대 수비수에 밟힌 이근호(강원)도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고 12일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했다. 이에 손흥민-이근호 투톱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경우 또는 후반 막바지에는 ‘손흥민 원톱’을 충분히 실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신 감독은 이 자리에서 “손흥민은 최전방뿐만 아니라 측면, 처진 스트라이커까지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손흥민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톱까지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콜롬비아전에서 손흥민에게 ‘몸통 어시스트’를 전한 권창훈(디종)도 “흥민이 형은 최전방에서 수비 뒷공간을 잘 파고들고,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능력이 좋다”며 “미드필더 입장에서 최전방에 흥민이 형이 있으면 패스하기 편한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손흥민이 콜롬비아전에서 투톱으로 나서며 남미 축구를 공략하는 방법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투톱에 못 박을 생각은 없다”며 “세르비아전을 통해 유럽 축구를 상대하는데, 어떤 전술이 통하는지 계속 확인할 것”이라고 눈빛을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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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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