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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그 이상의 소감…그들은 왜 더 큰 박수를 받았나

입력 : 2017-11-06 15:47:23 수정 : 2017-11-06 15: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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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코엑스 권기범 기자] 6일 오후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KBO리그 시상식, 수상자는 멋진 정장 차림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하지만 몇몇 타이틀홀더의 표정은 진지했다. 이유는 단 한가지, 그들은 우승을 놓쳤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마음껏 웃음을 짓지 못했다. 승자의 소감이 아닌, 내년을 노린 진심섞인 한 마디에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우선 손승락(35·롯데)이다. 정규시즌 손승락은 61경기에서 37세이브(1승3패)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하며 4년 만에 다시 구원왕에 올랐다. 넥센 소속이던 2010년과 2013∼14년 이후 네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5시즌 후 롯데로 FA 이적한 뒤 기대를 받았지만 2016시즌에는 아쉬움이 컸다. ‘먹튀’의 시선도 받았다. 하지만 이를 악물었고 올해 5년 만에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끌면서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손승락은 “과거 수상 때 전성기라고 했다. 작년에 못하다 보니 이제 손승락도 저물어간다는 말을 들었다”며 “정말 어금니가 부서지도록 해 감동이 2배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또 손승락은 “여기에서 내가 나이가 가장 많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운동해서 어린 친구들에게 안지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고참이기 때문에 경기에 나간다는 말은 듣지 않겠다”고 말했다. 손승락의 진지함에 회장은 조용해졌고 이내 팬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박해민(27·삼성)의 한 마디도 폐부를 찔렀다. 박해민은 올해 40도루를 기록하면서 역대 네 번째 세 시즌 연속 도루왕에 올랐다. 이제 리그의 대도 타이틀은 박해민아 완전히 가져갔다. 여동생과 손을 잡고 단상에 오른 박해민이었지만 진지했다. 팀성적에 대한 아쉬움이 계속해서 마음 속에 녹아있는 까닭이었다. 삼성은 올해 9위에 머물렀다. ‘왕조’의 찬란한 시대는 끝났고 이젠 ‘암흑가’기 왔다는 냉철한 분석까지 적지 않다. 신축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무대는 잔인했다.

그래서일까, 박해민은 “새 구장으로 가서 더 좋은 성적을 내자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지금 오키나와에서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들이 있다. 모두가 힘을 합쳐 명가 삼성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눈빛을 번득였다. 박해민의 한 마디에 회장을 찾은 KIA 팬들조차 큰 박수를 보냈다.

손아섭(29·롯데)도 욕망의 눈빛을 보냈다. 양현종을 향해 “한국시리즈에 가고 싶었는데 못갔다”며 부러움의 시선을 보냈다. 최다안타왕 타이틀은 잊은 지 오래였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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