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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우승] 호랑이들의 가을이야기… 마지막까지도 찬란했다

입력 : 2017-10-30 22:43:18 수정 : 2017-10-31 10: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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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이혜진 기자] 호랑이들의 눈물과 땀, 희열이 모여 결국엔 ‘최고’가 됐다.

2017시즌 호랑이들의 가을이야기는 마지막까지도 찬란했다. KIA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이범호의 만루포에 힘입어 7-6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전적 4승1패. 사상 첫 한국시리즈 ‘단군매치’는 KIA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로써 KIA는 2009년 이후 8년 만이자, 구단 통산 11번째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게 됐다. 한국시리즈 승률 100% 대기록을 이어가게 된 것은 물론이다. 선발과 불펜, 타선까지 삼박자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 ‘할 수 있다’ 양현종이 전달한 메시지
“우리의 무기는 간절함이다.” 한국시리즈 미디어에서 양현종은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말 한 마디한마디에서 비장함이 묻어났다. 양현종의 바람은 하늘에 닿았다. 2차전에서 양현종은 역대 한국시리즈 최초의 1-0 완봉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팀 사기를 드높였다. 단순히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맞춘 것 이상의 울림이 있었던 승리였다.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팀 전체에 전달했을 뿐 아니라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세현은 당시 양현종의 피칭을 떠올리며 “정말 대단했다. 하늘의 기운이 온 것만 같았다”고 표현했다. 5차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린 장본인도 다름 아닌 양현종이었다.

◆ 이토록 극적인, 나지완-이범호의 홈런포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에서는 결국 집중력 싸움이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점수를 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그런 의미에서 야구의 꽃 ‘홈런’은 의미가 크다.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곤 한다. 특히 3차전 나지완의 대타 투런포와 5차전 이범호의 만루포는 짜릿 그 자체였다. 나지완의 홈런은 4-3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던 9회초 김강률을 상대로 나왔다. 승리의 쐐기를 박는 시원한 포물선이었다. 이범호의 만루런은 KIA가 한국시리즈를 잠실에서 끝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나 다름없었다. “하늘이 딱 한번만 도와주면 좋겠다”던 이범호의 절박함이 표출되는 장면이었다.

◆ 젊은 안방마님의 배짱, 미래를 비추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KIA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젊은 포수 김민식(28)과 한승택(23)의 성장이다. 둘 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심지어 김민식은 첫 포스트시즌)임에도 공격적인 볼 배합으로 상대를 흩트려 놓았다. 탄탄한 수비력은 기본이다. 투수들이 한결같이 “포수의 리드가 좋았다”고 칭찬하는 이유다. 지난해까지 안방마님은 호랑이군단의 최약 포지션 중 하나였다. 그래서 선택한 카드가 바로 트레이드였다. 시즌 초 KIA는 SK와의 4:4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김민식을 영입했고, 바로 주전으로 거듭났다. 한승택은 아직 백업이지만 양현종의 완봉승을 돕는 등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 우리는 ‘하나’, 타이거즈입니다.
호랑이들의 가을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선수단 전체가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뛰었다는 점이다. 모두가 똘똘 뭉쳐 ‘해결사’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현종에 이어 3차전 팻딘(7이닝 3실점), 4차전 임기영(5⅔이닝 무실점)도 제 몫을 온전히 다했다. ‘1선발’ 헥터 노에시는 한국시리즈에선 살짝 삐끗했지만 1,5차전 모두 6이닝씩을 버텨줬다. 시즌 내내 약점으로 지목됐던 불펜의 비상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5경기 11⅓이닝 2실점으로 반전드라마를 썼다. 임창용-김세현을 주축으로 완벽히 뒷문을 잠갔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서로 부족한 점은 메워주고, 좋은 부분은 살려주면서 강팀이 되어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타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이명기와 김선빈은 상·하위에서 끊임없이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었고,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한 로저 버나디나는 중간에서 차곡차곡 타점을 쌓았다. 비록 큰 거 한 방은 없었지만, 호랑이 군단의 부동의 4번 타자 최형우도 계속해서 출루하고 진루타를 쳐 주며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작전수행 및 팀 배팅에 있어서도 생각대로 이루어졌다. 박흥식 타자 코치는 “훈련 때마다 가장 강조했던 부분이 바로 ‘팀’이다. 가슴에 새겨진 타이거즈 마크를 기억하라고 했다”면서 “선수 개개인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짜임새 있는 운영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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