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려는 KIA와 물고늘어지려는 두산, 30일 한국시리즈 잠실 5차전은 외나무다리다. 시리즈전적 3승1패로 앞서있는 KIA는 ‘V11’을 이날 장식하고 싶다. 두산은 광주 6∼7차전까지 끌고가야만한다. 양 팀 감독은 호흡을 가다듬고 일전을 준비했다. 양팀 모두 총력전이지만 결과는 하늘이 선택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졌다.
KIA는 5차전 총력전을 선언했다. 여유가 있지만 광주로 다시 내려가면 두산의 뒷심이 발휘될 지 모른다. 2∼4차전을 내리 쓸어담은 기세를 그대로 잇겠다는 각오다. 2013년 삼성이 두산을 상대로 1승3패로 뒤지다 내리 3연승을 거둬 역전승을 한 사례도 있으니 방심은 금물이다. 김기태 감독은 “스코어 차이가 안났을 때는 들어갈 투수들은 다 들어간다”고 말했다. 2차전 완봉승의 주역 양현종의 투입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히 투입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지 않았다.
하지만 우승은 하늘이 주는 것. 김기태 감독은 ‘우주의 기운’을 기대했다. 김 감독은 “뭐든지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려고 한다. 모기도 여러마리 잘 잡았고, (훈련 때) 공을 던져도 바구니에 한번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농담성 발언이지만 “오늘 하루를 기다리는 데 너무 길더라”는 말로 긴장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할 것은 다했다. 타선도 고민을 한 끝에 결정을 내렸으니 홀가분하다. 필승조도 모조리 대기명령을 내렸다. ‘에이스’ 니퍼트 카드로 패한다면 그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김태형 감독은 “부담없이 편한 경기가 어디있겠느냐”며 잠시 후 다가올 5차전을 앞두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김 감독은 오히려 웃었다.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고 양팀 사령탑은 어느 쪽의 기운이 센지 확인하는 일만 남겨두고 있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잠실=김두홍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