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1 승리를 거뒀다. 1차전을 내준 뒤 내리 3연승 행진을 달리는 중이다. 선발투수로 나선 임기영의 호투가 인상적이었다. 5⅔이닝 동안 6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베테랑’ 유희관(6⅓이닝 3실점)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였다. 풀카운트 승부가 단 한번밖에 없었을 정도다. 덕분에 보다 유리하게 볼 카운트 승부를 가져갈 수 있었다.
나아가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도 주효했다. 2-0으로 앞선 6회말 2아웃 상황에서 오재일에게 2루타를 맞자 KIA는 바로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이때 임기영의 투구 수는 81개에 불과했지만 바로 불펜진을 가동했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좌완 심동섭이 최주환에게 볼넷을 내주자 다시 우완 김윤동으로 교체한 것도 마찬가지다. 다음 타자가 우타자인 양의지인 점을 감안한 교체로 엿보인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주자를 두 명이나 내보냈음에도 실점 없이 이닝을 종료했다.
반면 두산으로서는 점수를 내야할 때 내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5회말 두산은 처음으로 선두타자가 출루했다. 에반스가 내야안타로 나간 것이다. 이때 9번 타자 김재호가 번트를 대지 않은 점이 다소 의외다. 부상 여파로 현재 김재호의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 더욱이 다음 타자는 타격감이 좋은 민병헌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든 주자를 득점권으로 보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결과적으로 김재호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맥이 끊기고 말았다.
이제 벼랑 끝에 서게 된 두산이다. 5차전에서 무조건 승전고를 올려야 다음을 내다볼 수 있다. 초반 흐름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관건이 될 듯하다. 더스틴 니퍼트의 어깨가 무겁다. 1차전에서 보여준 호투가 절실하다. 이에 맞서는 헥터 노에시 역시 놓칠 수 없는 경기다. 1차전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고 싶은 맘이 클 것이다. 다시 만난 두 에이스가 어떤 승부를 펼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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