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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더그아웃스토리] "무조건 잘하는 거죠" 양의지의 칭찬은 박세혁을 춤추게 한다

입력 : 2017-10-30 06:15:00 수정 : 2017-10-30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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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이지은 기자] “저 어렸을 때는 실수 엄청 했잖아요.”

올해 양의지(30·두산)가 바라보는 가을야구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지난 2년간은 포스트시즌에도 매 경기 선발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켰지만, 올해는 선발로 투입되고도 경기 후반 교체되는 일이 잦아졌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허리 통증이 심해지면서 4차전은 아예 나서지 못하기도 했다. 자연스레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시간은 늘어났다.

양의지는 “내 역할을 못 하는 것 같아서 팀에게 정말 미안하다”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잘해주고 있어서 그나마 덜 미안한 것 같다“라고 털어놓았다. 특히 자신이 안방을 비울 때마다 그 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워주는 ‘백업’ 박세혁에게는 고마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나는 경험이 없을 때 실수를 많이 했다. 패대기도 한 번 치지 않았나”라던 양의지는 “나에 비하면 세혁이는 실수 없이 잘하는 것 같다. 덜렁거리는 것도 없어서 나도 보면서 배우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이제는 웃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지우고 싶은 장면은 2010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연장 10회말 1사 주자 2루 상황에서 두산 투수 스캇 프록터가 변화구를 던졌고, 바운드된 볼은 양의지의 미트를 맞고 뒤로 흘렀다. 3루로 달리는 주자를 잡기 위해 3루수에게 공을 던졌지만, 이게 악송구가 되면서 결국 주자는 홈까지 파고들었다. 포스트시즌 최초의 끝내기 실책이었다.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현재 박세혁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뭔지도 잘 알고 있다. 큰 무대의 긴장감에 가장 좋은 처방은 ‘칭찬’이라는 것이다. 양의지는 “무조건 잘한다고 해야지 뭐라고 하면 기분만 처진다. 난 그냥 옆에서 ‘다른 사람이 다 해줄거니까 편하게 해라. 투수들이 다 알아서 해주니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 걱정하지 말라‘는 말밖에 안한다”라며 “일부러 세혁이랑 방에서 열심히 놀아주고 있다“라고 웃었다.

박세혁은 정규시즌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내내 ‘양의지 찬양론’을 펼치고 있다. “상상했던 그대로 힘들다”면서도 “새삼 의지형이 얼마나 대단한 포수인지 느끼고 있다. 모든 선수가 포수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흥분도 안 하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어나간다. 순간 판단력도 대단하다. 아직도 의지형에게 배울 점들이 수두룩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두산의 두 안방마님은 서로를 바라보며 계속해서 성장 중인 셈이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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