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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스타] 김태형 감독이 자랑하던 그 녀석, 이젠 '갓덕주'

입력 : 2017-10-23 06:00:00 수정 : 2017-10-23 09: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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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그때는 썩 믿음직스럽지 못했지.”

좌완 함덕주(22)와 관련한 김태형 두산 감독의 드러난 질책은 애정의 표현이다. 김 감독이 말한 그 때는 2015년 가을. 2년 후 함덕주는 V6의 키플레이어가 됐다.

함덕주의 기억을 되짚어보자. 원주고 출신으로 2013년 5라운드 전체 43순위 계약금 6000만원을 받고 입단했다. 입단 첫 해 1군에 콜업돼 3경기 1⅓이닝으로 선을 보였고 2014년 31경기 26⅓이닝 등판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5년엔 불펜으로 팀내 가장 많은 68경기에서 61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2패 16홀드 2세이브를 기록하며 미래를 보여줬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첫 해였다.

다만 가을의 기억은 나빴다. 그해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두산이지만 함덕주는 준PO부터 한국시리즈까지 5경기에서 2⅓이닝 동안 1패1홀드 평균자책점 30.86으로 무너졌다. 박빙의 8회를 맡았지만 매번 흔들렸다.

이듬해 정규시즌 15경기 8⅔이닝 소화에 그친 함덕주는 올해 ‘리그최강의 5선발’로 변신했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달성했지만 5선발 부재가 옥에 티였고 김 감독은 오프시즌 과제로 이 점을 천명한 뒤 함덕주를 낙점했다. 좌완불펜이 적어 고민했지만 구위를 우선순위로 놓고 과감히 선택했고 함덕주는 35경기(선발 24회)에서 9승(구원승 2회)8패 평균자책점 3.67(137⅓이닝 56자책)을 올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런 모습에 김 감독은 싱글벙글. 평소 “선수가 다 알아서 하는 것”이라던 김 감독이지만 함덕주만큼은 “내가 키운 것 아니야?”라고 반문하며 자랑할 정도다.

그리고 올 가을 2년전 가을의 빚을 되갚고 있다.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무적의 롱릴리프였다. 4경기 모두 나서 6⅔이닝 8탈삼진 무실점이다. 믿었던 ‘판타스틱4’가 부진하면서 플러스원카드로 불펜으로 전환한 함덕주가 찬란히 빛을 발했다. 3차전에선 3이닝 3실점 조기강판한 보우덴의 바통을 이어 2⅔이닝을 틀어막아 첫 가을 승리도 경험했다. 4차전도 김승회가 7회말 선두타자 나성범에 솔로포를 허용하자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으로 8회말 2사까지 책임지고 김강률에 바통을 넘겼다. 데일리MVP에 뽑혔지만 만약 4차전 오재일의 4홈런 폭발이 아니었다면 시리즈MVP도 받을 수 있었다.

믿었던 선발진 난조로 불안감이 크지만 그 뒤에 대기하는 함덕주가 있어 두산은 든든하다. 그는 “올 가을에는 잘하고 싶다”고 순둥이처럼 말했지만 마운드에선 다시 킬러로 변신할 게 틀림없다. 다음 무대는 한국시리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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