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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스토리] NC 외인 코디네이터가 말하는 韓·美 야구 문화 차이

입력 : 2017-10-19 05:45:00 수정 : 2017-10-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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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패트릭 버고(39) NC 외인 선수 코디네이너의 업무를 한 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야구단의 해외 스카우트 및 데이터팀 소속의 매니저로, 지난 두 시즌 동안 에릭 해커, 에릭 테임즈, 재크 스튜어트, 제프 맨쉽, 재비어 스크럭스 등 NC 소속으로 KBO리그에 머무르는 외인 선수들의 한국 생활 전반에 걸쳐 도움을 줘왔다. 버고는 “외인들이 최대한 빨리 이 곳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다. 야구장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걱정할 필요 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직업을 설명했다.

◆ 한국 문화 vs. 미국 문화

버고가 한국에서 산 지도 이미 14년째다. 이 일에 뛰어들게 된 계기도, 한국에서 지내면서 직접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누구보다 외인들의 고충을 잘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말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라고 웃던 버고는 대표적인 문화 차이로 ‘자세(posture)’를 들었다. “미국에서 모자를 쓴 채 구부정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서 업무회의를 한다고 해도 상사는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모자도 벗고 다리를 꼬아서도 안되며 자세를 바르게 해야한다”라는 설명이다.

팀 케미스트리를 해치는 비극은 이런 작은 오해에서 시작된다는 게 버고의 생각이었다. KBO리그를 거친 15∼20명의 외인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문화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들을 정리했고, 그 필요성에 공감한 NC와 손을 잡았다. 버고는 “외인들에게 자신의 의도가 여기서는 어떤 의미로 읽히는지를 알려주면 한국의 업무 환경에 녹아드는 게 훨씬 수월해진다”라고 바라봤다.

2017시즌을 앞두고 미국 애리조나 NC 스프링캠프에서는 특별한 수업이 열렸다. KBO리그에 새로 입성하게 된 두 외인 맨쉽과 스크럭스를 위해 버고가 일종의 ‘한국 문화 교실’을 진행한 것이다. 한국에 대한 간단한 설명부터 시작해 고조선부터 시작된 역사, 10개 구단 연고지에 관한 설명은 물론이고 대북 문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버고는 “북한과 관련해 미국에서도 워낙 보도가 많이 되기 때문에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라고 취지를 전했다.

◆ KBO리그 vs. 메이저리그

야구 문화에 있어서도 양국의 차이는 존재한다. 큰 화재를 낳을 수 있을 만한 작은 불씨를 제거하는 게 버고의 역할이다. 특히 감정 표현에 솔직한 외인들의 모습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 버고는 “가장 대표적인 예는 타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삼진 아웃을 당하는 경우, 외인들은 배트를 내보지도 못한 자신에게 화를 내는건데 그 모습이 심판의 입장에서는 항의를 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기자들이나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라며 “특히 한국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문화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그들의 바디랭귀지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맨쉽에게는 ‘배트 플립’에 대한 안내가 이미 전해진 상태다. “절대 한국 타자들이 자신의 타구를 뽐내려고 하는 게 아니다. 그들의 스타일일 뿐이다”라고 당부를 해뒀다는 것. 버고는 “만약 미국에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타자는 바로 자신의 다음 타석에서 갈비뼈에 공을 맞을 것이다”라고 웃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N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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