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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인터뷰] 조성하 "BIFF, 청년의 나이… 세계 영화인의 꿈 있어"

입력 : 2017-10-16 13:33:19 수정 : 2017-10-16 13: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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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원희 기자] 배우 조성하가 안방극장에 이어 부산도 뜨겁게 달궜다.

조성하는 영화 ‘타클라마칸’을 통해 지난 12일 막을 올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BIFF)에 참석했다. BIFF 4회부터 거의 매회 참석해온 그지만 이번 부산 방문은 더욱 특별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를 통해 얻은 인기의 열기가 부산에서도 이어진 것. 개막식 레드카펫부터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까지, 수많은 팬들의 끊임없는 환호를 받으며 그동안의 영화제 중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해냈다. ‘타클라마칸’ 시사 후 진행된 GV(관객과의 대화)는 전석 매진을 이루며 그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해운대에 위치한 한 호텔 라운지에서 스포츠월드와 만난 그는 “개막식에 참여해 ‘유리정원’도 엄청 재밌게 봤고, 다음날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인터뷰, GV에 참여하면서 바쁘게 보냈다”며 “부산에 오면 술인데, 그 술 한잔을 못했다. 이번 영화제에선 낭만을 즐기진 못했지만, 많은 분들이 ‘타클라마칸’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목할 만한 신작을 소개하는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타클라마칸’은 과거 대기업 건설회사에 다녔지만 지금은 재활용 수거 일을 하는 태식(조성하)이 네일 아티스트를 꿈꾸지만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수은(하윤경)과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그녀를 살해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극중 조성하는 궁지에 몰린 중년 남성 태식을 처절하게 그려냈다. 

“자기 꿈을 이루고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열심히 땀 흘리는 젊은 20대 여자와 중년 남자, 그냥 보통 소시민인 두 사람이 그 과정 속에서 얘기치 못했던 비극을 맞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영화는 남의 일이 아닌 내 옆에 있는 사람들, 내 아버지나 딸, 친구의 이야기라고 생각돼요. 시사를 통해 태식을 보면서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촬영 때보다 더. 중년 아버지들, 어른들의 힘겨운 삶과 무게감을 보시는 분들이 충분히 느끼고 연민을 가질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경제적 어려움부터 아들과의 관계까지, 정신적으로 극한의 상황까지 가게 되는 평범한 인물 태식. 전작에서는 전에 없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더불어 저예산 영화라는 점에서도 그의 작품 선택 이유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특별할 것도 없고 아무 조미료도 안 들어간 음식 같은 영화다. 그러나 시작하면서 끝까지 봐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작품을 보며 극의 인물을 따라가게 된다는 건 굉장히 큰 거다. 많은 예산을 들인 대작을 봐도 인물 따라가기 어려운 작품도 많은데, 이 영화는 제작비가 큰 것도 아니고 큰 배우 나오는 것도 아니다. 남녀 배우 두 인물 따라가는 이야긴데 그게 끝까지 봐진다는 건 분명히 힘이 있는 영화라는 것이다”며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갑을 관계, 소통이 부재로 일어나게 되는 극적인 사건들, 그런 사회적 모습들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을 갖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독립영화를 많이 했다. 돈을 받기 어려운 작품들도 있지만, 그래도 그런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힘없는 감독들과 제작자들을 조금이라도 제 능력을 보태서 도와드릴 수 있다면 도와드리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타클라마칸’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이렇듯 확실한 연기력과 뚜렷한 소신으로 영화인의 길을 걸어온 그이기에 그간 BIFF가 겪은 내홍과 각종 고난은 더욱 아프게 다가왔다. “영화제의 나이가 꽤 됐다. 22살, 혈기왕성한 청년의 나이다. 한국 배우들과 영화가 세계로 뻗어가는 계기가 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여기 관계하신 분들이 땀도 많이 흘리고 노력하신 발로라고 생각한다”며 “나 역시 BIFF의 성장을 함께해온 배우로서 세계의 그 어느 영화제보다 조명 받는 영화제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 정말 저 멋진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BIFF의 부흥을 기원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BIFF의 부활을 위해 영화제에 참석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그렇게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다”며 “여느 영화제들도 그렇지만, BIFF 역시 정말 훌륭한 감독님들, 배우들, 스태프들, 대한민국 영화인들뿐만 아니라 세계 영화인들의 꿈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곳이다. (BIFF가)잘되면 잘 될수록 영화계에 기여하는 바가 얼마나 크겠나. 우리만의 잔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좀 더 사랑을 주시면 더 멋진 축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영화인들에게 큰 힘이 됐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성하는 ‘타클라마칸’에 대해 “배우 자신이 자신 있게 창조해서 결과물을 만들었을 때, 그 안에 모든 것을 다 담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정말 땀의 가치로 인정을 받으면 감사한 부분이다”며 “우리 영화는 보통 사람들의 인생을 담백하게 펼쳐놓은 영화다. 그러나 그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그들을 따라가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비극이라는 점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제한적이고 접하기 어렵긴 하지만, 좀 더 사랑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그들에게 진심어린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광기어린 캐릭터에서 이번엔 광기어린 비극을 들고 영화로 대중을 찾은 조성하. 그의 진솔한 외침이 관객들을 울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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