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헌트’는 홍콩 느와르 액션의 거장 오우삼 감독이 20년 만에 자신의 전공 장르인 액션 느와르로 돌아와 선보이는 신작으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홍콩, 대만, 일본의 영화팀들이 합작한 글로벌 대작이기도 하다. 일본의 국민배우였던 다카쿠라 켄을 헌정하기 위해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일본 영화 ‘그대여, 분노의 강을 건너라’(1978)를 리메이크작이자 ‘영웅본색’ 시리즈와 ‘첩혈쌍웅’ 시리즈 등을 선보이며 80년대를 휩쓴 홍콩 느와르 대부의 컴백으로 한국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BIFF의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킨 것은 한국 여배우 하지원이 출연해 오우삼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는 점. 하지원은 원작에 없던 미모의 킬러 레인 역으로 변호사(장한위)를 사살하라는 임무를 맡아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다수의 액션 작품을 통해 한국의 유일무이한 ‘액션퀸’으로 자리잡은 하지원이기에 레인 역은 그에게 안성맞춤인 영광의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오우삼 감독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주윤발, 양조위 찍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고 극찬했을 정도.
그러나 BIFF에서 호응을 얻은 ‘맨헌트’가 부산을 벗어나서도 주목 받는 영화로서 관객들을 사로잡을지는 지켜봐야할 문제다. 오우삼 감독과 하지원이 한 자리에 함께한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 이상의 흥미와 감동을 찾기 어렵기 때문. 액션 거장인 만큼 액션에서는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과거의 향수에 젖어들고 싶은 관객 외에 ‘신작’ 영화로서 몰입도를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우삼 감독은 “좋은 영화이고 관객을 흥분시키고 감동시킬 수 있다면 시대나 연령에 상관없이 사랑받을 수 있다”고 전했지만, 과연 그가 말한 ‘좋은 영화’의 기준이 대중의 기대와 부합할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맨헌트’ 속 하지원에 대한 평가 역시 관객에게 맡겨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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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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