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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스토리] 스카우트 사도스키가 말하는 롯데의 가을야구

입력 : 2017-10-16 06:15:00 수정 : 2018-01-19 14: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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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그래서 제가 이렇게 피곤해 보이는 거예요(웃음).”

라이언 사도스키(35) 롯데 스카우트 코치의 일 년은 쉴 새 없이 흘러간다.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150여 경기를 직접 참관해 선수들을 관찰하고 보고서를 쓴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인터넷으로 롯데의 경기를 모두 챙겨보며 KBO리그의 흐름도 놓치지 않는다. 4월과 7월, 그리고 연말까지 총 세 번 정도는 한국에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사도스키 코치는 “야구가 점점 발전해가면서 숫자를 담당하는 전문가와 경기를 담당하는 전문가로 나뉘고 있다. 나는 그 중간에 걸친 사람이다”라고 자신의 업무를 설명했다.

◆ “모든 팀이 1루수 파워히터가 필요한 건 아니다”

올 시즌 롯데의 외인 농사는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후반기를 지켰던 브룩스 레일리, 조쉬 린드블럼, 앤디 번즈는 팀을 5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주역이 됐다. 사실 이 중에서도 가장 의외의 인물은 번즈다. 미국에서의 커리어도 화려하지 않았고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데려온 외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즌 초 부진이 심각했다. 팬들 사이에서 교체를 종용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정도였다.

사도스키 코치는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 건 강타자가 아니었다”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 시즌부터 2루에 관한 이야기를 해왔다. 한국에서 2루수 외인을 보는 건 매우 드문 일이지만, 우리에게는 가장 필요한 선수였다. 그리고 왜 번즈를 데려왔는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기까지는 100여 경기가 필요했다”라며 “팬들은 우리에게 에릭 테임즈, 재비어 스크럭스 같은 강타자를 데려왔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대호가 있지 않나. 번즈가 타율 0.250 정도에 2루 수비만 잘해준다면 우리는 더 좋은 팀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그대로 됐다”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번즈는 야구뿐만이 아니라 라커룸 생활에서도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이다. 동료들 역시 적극적으로 문화를 받아들이려는 번즈의 긍정적인 성격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키스톤 콤비인 문규현과의 세리머니는 이미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을 정도. 여기에는 사도스키 코치의 네트워크가 숨어있다. 플로리다 대학교 재학 시절 만났던 앤디 로페즈 감독이 번즈가 애리조나 대학교를 다닐 당시 그 팀을 이끌었던 것이다. 사도스키 코치는 “직접 전화를 걸어 백그라운드 체크를 해봤다. 정말 성실하고 팀원들과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라는 답변이 돌아오더라. 롯데에 와서 본 번즈는 정확히 그런 모습이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 “우리는 우승할 것이다. 올해가 아닌 내년, 내후년에라도”

투수 사도스키가 처음 롯데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10년, 2012시즌까지 3년 동안 선발로 뛴 뒤 유니폼을 벗었다. 2015시즌을 앞두고 이 업무를 시작했으니 스카우트로 일한 지도 어느덧 3년차가 됐다. 사도스키 코치는 “처음에는 나뿐이었지만, 이제는 다섯 팀에서 외인 스카우트가 일하고 있다. 남은 팀들도 결국에는 비슷해질 것이다. 외부의 시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어넣는다는 게 팀에게 꼭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라고 바라봤다.

실제로 사도스키 코치가 합류한 뒤 롯데의 외인 농사는 크게 실패한 적이 없었다. 팀의 한 시즌 성적으로 직결되는 중요한 요인인 만큼, ‘사도스키 리포트’라고 불리는 분석 내용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하지만 사도스키 코치는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대호 홀로 팀을 바꿀 순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프런트는 감독에게 최고의 선수단을 꾸릴 수 있도록 자원을 마련하고, 감독은 그들을 잘 관리하면서 팀의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도스키 코치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의 이런 마음을 “욕심”이라는 우리말로 또박또박 발음하면서, 지난 3년간 김동한, 박세웅, 손승락, 나종덕 등으로 그려온 팀의 대해서는 확신에 찬 목소리를 냈다.

“이번에 롯데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다면 최고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올해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이 경험을 통해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다. 올 시즌이 최우선이지만 내년, 내후년까지 바라보며 오랜 기간 강팀으로 머물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 게 궁극적으로 우리가 바라는 바다. 올 시즌 롯데가 발전한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하지만, 우승할 때까지는 기쁘게 웃을 순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언젠간 우승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꼭 그럴 것이다(we will).”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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