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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0-11 15:47:05, 수정 2017-10-11 16:37:09

대구로 떠나는 음악여행,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 [대구=글/사진 전경우 기자] 대구는 음악의 도시다.

    1946년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감상실이 대구에 문을 열었고 이듬해 남선악기점 대표 이병주가 설립한 오리엔트레코드사에서는 박시춘, 남인수, 백년설, 현인 등 당대의 최고 가수들이 모여들었다. 1950년대 북성로 백조다방은 홀 중앙 그랜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명물이었다. 이 곳은 권태호, 김동진, 윤용하 등 음악인들의 아지트였다. 이후 수 많은 가수들이 대구에서 나고 자라 별이 됐다.

    시간이 흐르고 흘렀지만 대구에는 여전히 음악이 흐른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클래식 음악 감상실은 다른 도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공간이다. 수성못과 동성로에 가면 버스킹을 하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고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옆에는 당대 최고의 가수였던 김광석의 흔적이 남아있는 ‘김광석 다시부르기’ 길이 있어 여행객을 반긴다. 12일부터 한 달간은 오페라 축제가 열려 대구 시내 곳곳에서 아름다운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김광석 다시부르기 길 거닐며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2010년 조성된 김광석 다시부르기 길은 올해 가을 대구를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장소다. 최근 그의 안타까운 가족사가 큰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김광석이 주로 활동한 공간은 서울이지만 그가 태어난 도시는 대구다. 김광석은 1964년 1월 22일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동에서 태어났고 그의 아버지는 방천시장에서 ‘번개전업사’를 운영했다. 대구에서 유년을 보낸 김광석은 서울로 올라와 노래를 찾는 사람들 등 활동을 거쳐 1989년 ‘기다려줘’가 담긴 1집 앨범을 발표하며 전성기를 시작했다. 90년대 ‘모던 포크’ 열풍을 주도하고 소극장 공연 붐을 일으켰던 그는 1996년 1월 6일 우리곁을 떠난다. 그가 남긴 노래들은 지금도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 하고 있고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단골 레파토리다. 40∼50 세대에게 그의 노래는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부른 애창곡이기도 하다.

    2010년 김광석이 태어난 동네 봉산동에 김광석 다시부르기 길이 조성됐고 현재 이 거리 일대는 ’봉리단길’ 등으로 불리며 대구를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로 손꼽힌다.

    350m 길이의 벽면을 따라 김광석 조형물과 포장마차에서 국수 말아주는 김광석,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김광석 등 골목의 벽마다 김광석의 모습과 그의 노래 가사들이 다양한 모습의 벽화로 그려졌다. 주말이면 벽화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선다. 

    지난 6월 1일 개관한 김광석 스토리하우스는 김광석 투어의 정점이다. 김광석 유품 전시와 추모를 위한 마련된 이 공간은 김광석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을 세상이 다시 주목하기 시작한 이후 주말에만 1000명이 몰리며 관심을 모았다.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씨가 위탁운영하는 2층 공간 내부에는 김광석의 생전 거실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공간과 그의 손때가 묻은 수첩, 악보, 하모니카 등이 전시돼 있다. 딸 서연양과 함께 찍었던 사진은 보는이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그가 남긴 메모 한 쪽에는 ‘호수가 보고 싶다. 칼날같은 바람에 얼굴을 맡기고 시린 귀를 부여잡고 휘파람이라도 불었으면’이라 적혀 있다. 언제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바라보던 그의 치열한 인생이 느껴진다.

    거리 중간에는 대구를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 ‘커피명가’가 있고 인근 골목길의 아기자기한 상점 구경과 방천시장에서 다양한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다.

    ▲클래식이 흐르는 오래된 공간, ‘녹향’과 ‘하이마트’

    대구에는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오래된 음악감상실이 두 곳 있다. 향촌동 ‘녹향’과 공평동 ‘하이마트’다. 녹향은 1946년 문을 열고 향촌동의 전성기와 함께 하다 2014년 향촌문화관 지하로 옮겨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음악감상실인 이 곳은 오전 10시부터 팝송, 영화음악, 고전음악, 오페라 등을 순차적으로 들려주며 신청곡도 접수 받는다. 예전 극장에서 주로 사용됐던 거대한 스피커를 통해 듣는 음악은 감동의 깊이가 다르다. 이 곳의 입장료는 무료다. 

    공평동에 있는 음악감상실 ‘하이마트’는 독일어로 ‘마음의 고향’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클래식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전국구로 통하는 이 곳은 입장료만 내면 클래식 음악을 하루종일 들을 수 있고 그랜드 피아노 연주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1957년 창업주 고 김수억씨가 옛 대구극장 자리에 문을 연 이곳은 전성기에는 하루 1500명이 찾아오던 대구의 명소였다 이후 딸 김순희씨가 이어받아 운영하다 지금은 3대째인 박수원∙이경은씨 부부가 함께 운영한다. 스테인드 글래스로 아름답게 꾸며진 메인 홀 약 90석의 공간은 독특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조그만 디제이 부스 안에는 클래식 명반들이 빼곡히 꽂혀 있고 최상급의 음향 설비를 갖추고 있다.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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