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부딪히지 않는 평가전이 무슨 의미가 있나

입력 : 2017-10-11 00:43:40 수정 : 2017-10-11 00:51:26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실망만 가득했던 유럽 원정이다.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10일(한국시간) 스위스 빌·비엘의 티쏘 아레나에서 열리는 모로코와 평가전에서 1-3으로 졌다. 이로써 신태용호는 앞선 러시아전 2-4 패배에 이어 유럽 원정 A매치를 2전 전패로 마감했다. 

까다로운 유럽 원정에 K리거가 배제된 대표팀이다. 고비가 예상됐지만 설마 이 정도로 부진할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문제점은 수도 없이 지적할 수 있다. 전술, 선수기용, 공격과 수비 어떤 부분도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2경기 모두 실점 후 바로 추가 실점을 내줬고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멘탈이 붕괴됐다. 득점 역시 내줄 실점을 다 내주고 얻은 득점이라 큰 감흥이 없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선수들의 적극성이다. 이번 2연전은 져도 손해 볼 것 없는 말 그대로 평가전이다. 그런데 선수들은 마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라도 치르는 듯 긴장한 모습이었다. 생각보다 빠른 상대의 역습과 정확한 세트피스에 허둥지둥했고 연속 실점이 나오자 적극성마저 떨어졌다. 상대가 공간을 열며 찬스를 만드는데 악착같이 붙는 투지도 실종됐다. 승리는 커녕 질까 두려워하는 모습. 혹여 실수라도 범할까 주저하는 기색이 머나먼 이곳까지 느껴졌다. 

모로코는 FIFA 랭킹(56위)은 낮아도 네덜란드, 스페인, 프랑스 출신의 유소년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팀이다. 한국보다 강한 팀임은 확실하고 선수들도 이를 알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에는 그 이상의 강팀들이 수두룩하다. 한국은 최약체에 가깝다. 모로코와 러시아를 상대로도 투지를 보이지 못하면 더 강한 팀을 상대로는 승산조차도 만들 수 없다. 하물며 무대는 세계 최고의 무대 월드컵이다.

신 감독은 이번 2연전이 월드컵을 향하는 과정에 있음을 공공연히 밝혔다. 전술 실험은 물론 그간 기용하지 못했던 선수들을 대거 테스트해 경쟁력을 확인하고 싶다는 뜻이다. 그런데 선수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부딪히지 않고 얻는 것은 없다. 실수를 두려워 하기만 해선 아무 발전이 없다. 그저 A매치 출전 횟수만 채울 뿐이다. 언제까지 말로만 희망을 노래할 것인가.

이날 중계를 맡은 안정환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가 안되도 이렇게 안 될 때가 있었나”고 씁쓸해 했다. 조직력 다지기에 앞서 정신 재무장을 다시 한 번 요구하고 싶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KFA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