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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추석특집인터뷰]선동열이 말한다 ① 전설, 과거-현재의 타이거즈를 바라보다

입력 : 2017-10-07 06:00:00 수정 : 2017-10-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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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부담도 되지만, 그보다는 책임감을 더 느끼죠.”

‘살아있는 전설’ 선동열(54) 야구 국가대표팀 초대 전임감독을 표현하는 데 있어 이보다 더 좋은 수식어가 있을까. 선 감독은 말 그대로 한국야구의 보물과도 같은 존재였다. 1985년 해태(KIA 전신)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데뷔해 1995년까지 KBO리그에서 11시즌을 뛰면서 통산 367경기에서 146승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이라는 전무후무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당시 타이거즈 팬들에게 선 감독의 존재감은 단순한 야구선수 이상이었다. 선 감독의 등 번호 18번은 1996년(일본 주니치 입단) 이후 줄곧 타이거즈 영구결번으로 지정돼 있다.

◆ 전설, 과거-현재의 타이거즈를 바라보다

“그때의 야구는 팬들의 가슴 속 울분을 뚫어주는 하나의 창구였다.”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보여주듯 80년대 전라도 광주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암울한 시기였다. 선 감독은 “어린 친구들이 듣기엔 고리타분한 이야기일지 몰라도 당시에는 야구 성적으로 일종의 한을 푸는 팬들이 많았다”면서 “선수들도 그것을 알기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처럼 단기전에서의 눈빛들은 정말 예사롭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영웅’이었던 선수 선동열에 비해 ‘지도자’ 선동열의 행보는 호불호가 엇갈렸다.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 4전4패로 진 뒤 삼성 감독직을 내려놓았고, 심지어 친정팀이었던 KIA에서도 3년 만에 물러나야 했다. 일각에서는 감독생활로 인해 커리어에 흠집이 난 것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선 감독은 “감독은 결국 성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3년 동안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으니, 성공했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그래서 더욱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지금 KIA의 모습이 애틋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김기태 감독이 정말 잘하고 있다”고 운을 뗀 선 감독은 “지금의 KIA는 예전보다 백업들의 힘이 커진 것 같다. 예전에는 주축 선수들이 한두 명 부상당하면 그 여파가 지금보다 훨씬 컸다. 함평구장(KIA 2군구장) 등 잘 짜여진 2군 시스템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본다. 야구인으로서 KIA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육성 부분에 있어서 많이 발전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설로 살아가는 삶은 어떤 느낌일까. 선 감독은 “좋은 수식어를 많이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하다.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책임감을 더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끔씩 내가 그런 평가를 받을만한 선수였는지 되돌아볼 때가 있다”면서 “다른 건 몰라도 그래도 투수 평균자책점 하나만큼은 스스로 뿌듯하다. 다시 선수생활을 하면 그렇게 던질 수 있을까 생각한다. 80~90년대 야구와 2010년대 야구는 분명 차이점이 있겠지만, 제구력 측면에서 지금의 투수들이 오히려 예전의 투수들을 못 따라고 있는 것 같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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