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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추석특집인터뷰] 선동열이 말한다② 전설, 또 다른 전설을 기다린다

입력 : 2017-10-07 06:01:00 수정 : 2017-10-07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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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부담도 되지만, 그보다는 책임감을 더 느끼죠.”

‘살아있는 전설’ 선동열(54) 야구 국가대표팀 초대 전임감독을 표현하는 데 있어 이보다 더 좋은 수식어가 있을까. 선 감독은 말 그대로 한국야구의 보물과도 같은 존재였다. 1985년 해태(KIA 전신)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데뷔해 1995년까지 KBO리그에서 11시즌을 뛰면서 통산 367경기에서 146승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이라는 전무후무한 성적을 남겼다. 1999년 일본에서 은퇴한 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국가대표 첫 전임감독으로서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끌어야 할 중책을 맡았기 때문이다.

◆ 전설, 또 다른 전설을 기다린다.

흔히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단기전으로 진행되는 국제대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애석하게도 한국야구는 수년간 지독한 투수 목마름을 겪고 있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이후 10년간 눈에 띄는 특급 투수가 나오지 않은 탓이다. 지난 3월 열린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한국야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충격의 예선탈락, 국내에서 처음 유치한 국제대회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대표팀은 맥없이 무너졌다.

“좋은 투수가 나와야 한다.” 선 감독의 말이다. 선 감독은 “미국, 일본 등 야구 강대국의 경우 이제는 150㎞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를 쉽게 볼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수들이 잘하고 있다면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은 절대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꼬집으며 “투수들의 기량 저하는 타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에겐 그에 맞는 스윙을 해야 하는데, 많이 접하지 못해서 그런지 대처능력이 떨어지더라”고 설명했다.

선 감독이 제시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튼튼한 기초공사’다. “우리가 어렸을 땐 체력적인 훈련을 가장 먼저, 또 많이 했다”고 운을 뗀 선 감독은 “하지만 최근 유소년들을 훈련하는 것을 보면 1월부터 기술적인 훈련들을 많이 하더라. 결과적으로 몸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는데, 하체는 오히려 부실해졌다. 그런 상황에선 조금만 무리하면 고장이 오기 쉽다. 지금은 상체 위주로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대부분인데, 하체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세웅(롯데), 임기영(KIA), 최원태(넥센)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바라보며 선 감독은 가능성을 엿봤다. 선 감독은 “아직 만족할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앞으로 경험을 쌓다 보면 좋은 투수가 될 재목이 몇몇 있다”고 살며시 웃었다. 그러면서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최고의 선수를 선발해나갈 것”이라면서 “한국야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10개 프로구단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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