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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9-20 05:30:00, 수정 2017-09-20 05:30:00

[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비리 혐의에 침묵하는 KFA, 쇄신을 원하는가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사과문 하나로 이 모든 상처가 아물까.

    대한축구협회가 전 임직원 비리 혐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대한축구협회 조중연(71) 전 협회장, 이회택(71) 전 부협회장, 김주성(51) 전 사무총장, 황보관(52) 전 기술위원회 위원장 등 전·현직 임직원 12명을 업무상 배임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15일 협회는 “이번 경찰 발표 내용은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련 내용을 언론에 발표하고 경찰에 조사를 요청했던 것과 동일한 사건”이라며 “협회는 이와 같은 일의 재발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2013년 정몽규 회장 취임 이후 전면적인 경영진단을 실시했고, 개선안을 도출해 업무에 엄격히 적용해 왔다. 지속적 윤리교육 및 철저한 인사관리를 통해 부당한 예산 사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라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사과문을 뜯어보면 이번 사건은 정 협회장 취임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며, 현재는 이와 같은 비리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스템을 개선해 재발 방지에 힘쓰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과거에 발생한 사안을 깔끔하게 털고 가는 것도 반드시 동반해야 한다. 하지만 협회는 이 부분에서 매우 소극적이다.

    자,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전·현직 임직원의 비리 및 사기 혐의를 전혀 모르고 있었느냐, 아니면 알면서도 그동안 묵인했느냐는 점이다. 이번에 경찰이 발표한 대상자 모두 최근까지 협회에서 업무를 맡아왔다. 조 전 협회장은 고문이라는 직책을 맡았고, 이 전 부협회장 역시 원로라는 이유로 각종 협회 행사에 얼굴을 드러냈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황보 전 기술위원장이다.

    황보 전 기술위원장이 공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은 협회 주장대로 2013년 정 협회장이 취임하기 이전인 2011년부터 2012년까지이다. 이 시기 그는 기술교육국장과 기술위원장을 겸임했다. 그렇다면 협회가 2013년 자체 경영진단을 한 직후 이 문제에 대해 전혀 몰랐을까. 아니면 알면서도 묵인한 것일까.

    황보 전 기술위원장은 정 협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기술위원장을 유지했다. 오히려 월드컵 직전 대표팀지원팀장이라는 직책까지 맡았다. 협회가 이례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실패한 이후에도 협회는 그를 감싸 안았다. 표면적으로 기술위원장직은 내려놨지만, 기술교육국장으로 활동했다. 스포츠월드는 2014년 7월11일 ‘황보관 기술위원장 꿋꿋하네요 … 기술위 혁신 뜬 구름 잡기(http://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396&aid=0000220647)', 16일 ‘황보관 위원장에 목메는 대한축구협회… 말뿐인 개혁(http://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396&aid=0000222049) 등 두 차례에 걸쳐 이 부분을 지적했으나, 협회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업무상 배임 문제를 알면서도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면, 협회는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묵인한 관계자까지 처벌하는 것이 맞다. 만약 그 문제를 몰랐다면, 과연 경영진단을 제대로 한 것인지, 제대로 했다면 사과문에 당당하게 자체 진단을 했다고 발표할 수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비리를 저지른 전·현직 임직원의 거취는 경찰과 검찰의 손에 넘어갔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협회가 먼저 나서 철저하게 설명하지 않는다면 협회는 모두가 원하는 쇄신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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