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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징크스 날린 박건우 "1년 반짝이라는 말, 진짜 듣기 싫었다"

입력 : 2017-09-20 06:00:00 수정 : 2017-09-20 1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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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1년 반짝이라는 말, 진짜 듣기 싫었어요.”

풀타임 2년 차 시즌을 치르는 박건우(27·두산)는 이제야 “솔직히 올해는 그냥 아프다고 하고 통째로 쉬고 싶었다”라고 웃었다. 2016시즌을 타율 0.335로 마무리하고도 올해 4월까지의 시즌 타율은 0.180, 머리도 시원하게 밀어봤지만 2군행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1군에 돌아온 5월부터 성적표가 완전히 달라졌다. 7월부터 3개월째 월간 타율 4할을 넘기며 시즌 타율 0.363(19일 현재)으로 리그 2위까지 올랐다. '2년 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도 쏙 들어갔다.

◆ “징크스요? 저도 저를 의심했죠”

박건우에게 시즌 초는 ‘이유 없이’ 안되던 시기였다. 경기를 마치고 새벽 4~5시까지 훈련을 하다가 집에 들어가보기도 하고, 아무런 연습도 안 하고 손을 완전히 놓아보기도 했지만 이래도 저래도 통하는 방법은 없었다. “상대도 아니고 우리 팬들이 야유하는 소리가 타석에서 들리니 미칠 지경이었다”라던 박건우는 “타격폼이 안 좋아진 거면 지난해 영상을 보면서 바꾸면 되는데, 똑같은데도 너무 안 맞으니까 잡생각만 많아졌다”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제 페이스를 찾고 나서도 기술적인 차이는 없었다. 결국 변화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시작됐다는 게 본인의 진단이다. 박건우는 “주위에서 워낙 징크스를 많이 얘기했다. 나 자신을 믿었어야 했는데 나부터 나를 의심했다라며 “지난해가 내 능력치에 비해 잘 했던 거였는데 올해도 그만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감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2016시즌은 네가 야구를 제일 잘 한 해가 될 것이다”라던 김태형 두산 감독의 짓궂은 조언 역시 “이젠 이해할 수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즌 초 풀이 죽어 있던 박건우에게 형들이 가장 많이 건넨 조언은 “박건우답게 하라”였다. 하지만 박건우 자신은 “그 말이 제일 어려웠다”라고 했다. “나는 나를 모르겠는데 나답게 하라니까 대체 나 다운 게 뭔지 싶었다”라는 솔직한 설명이다. 아직도 정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이 말 역시 이제는 ‘자신감을 찾으라’는 의미였음을 알고 있다.

◆ “나는 올라갈 수 있는 선수다”

징크스를 정면돌파한 2017년,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면서도 박건우는 조심스레 올 시즌 자신에게 합격점을 줬다. 앞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한 가지, ‘자기 확신’을 배웠기 때문이다.

“올해는 진짜 이겨내고 싶었어요. 제가 원래 남들보다 타격감을 찾는 게 오래 걸렸거든요. 초반에 부진하더라도 결국 극복한다면 앞으로도 '나는 올라갈 수 있는 선수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ㄱ리고 이겨낸 것 같아요.”

올 시즌 목표로 제시했던 150안타는 이미 168안타로 넘어섰다. ‘20홈런-20도루’에 대해서는 “나는 원래 홈런 타자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감독님이 써주지 않으면 나란 선수도 없는 것 아닌가. 그렇게 안 맞을 때도 기다려주신 것에 정말 감사하다”라던 박건우는 “이젠 개인 성적에 있어서 더 이룰 건 없다. 일단 경기에 나가면 팀을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며 가을을 바라봤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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