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10승 훈장’을 단 SK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26)의 말이다. 올해 박종훈은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냈다. 박종훈은 13일 현재 11승7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 김광현이 없는 SK 마운드에 토종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박종훈은 2015년부터 곧바로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지만 2년 연속 평균자책점이 5점대를 넘겼다.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박종훈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114개의 4사구로 리그 1위의 불명예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시즌 출발은 불안했지만, 5~6월 10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반등에 성공했고, 지난 8월 27일 인천 한화전에서 승리를 거둬 데뷔 첫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SK에서 김광현을 제외한 SK 국내 투수가 시즌 10승을 기록한 건 2012년 윤희상 이후 5년 만이다.
#숙제=올해 잘 나가는 비결을 물었다. 박종훈은 “숙제를 잘 해서 그런 것 같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박종훈이 말한 숙제는 ‘3구 안 승부’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박종훈에게 내준 숙제였다. 힐만 감독은 “맞아도 되니, 3구안에 승부를 봐라”고 주문했고, 현재 박종훈은 이를 충실하게 이행 중이다. 실제 데이터 상으로도 올해 박종훈의 이닝당 평균 투구수는 17.2개로 지난해 18.2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볼넷도 크게 줄였다. 지난해 박종훈의 9이닝당 볼넷은 5.85개였지만, 올해는 3.93개로 2개 가까이 감소했다.
#칭찬=박종훈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이유인 즉, 팬들의 칭찬에 비뚤어지고 부정적으로 세상을 보던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런 긍정 마인드는 투구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박종훈은 “제구가 흔들려도 ‘난 원래 볼을 던지려 했어. 네(타자)가 안 친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선다”고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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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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