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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9-12 13:29:12, 수정 2017-09-12 13:57:09

'같이 가요~' 올 가을 '엘롯기'는 함께 웃을 수 있을까

  •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상상 속에서만 머물던 ‘그날’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

    서울·광주·부산. 자주 왕래하기엔 퍽 먼 거리다. 쓰는 말투도 다르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LG와 롯데, KIA 팬들이다. 프로야구에서 가장 두꺼운 팬 층을 보유하고 있기로 유명한 세 팀의 일명 ‘엘롯기 동맹’이 과연 포스트시즌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만약 이뤄진다면 프로야구 36년 사상 최초다. 정규리그 열차가 종착점에 가까워질수록 ‘동반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도 조금씩 무르익고 있다.

    사실 ‘엘롯기’라는 말은 그동안 당사자들에겐 썩 달갑지 않은 말이었다. 프로야구에서 고유명사처럼 굳어진 단어지만, 그 속에는 세 팀 모두 많은 팬을 보유하고도 기나긴 암흑기를 거쳤다는 오명(汚名)이 배어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1년부터 4시즌 연속 롯데가 리그 최하위에 머무는 수모를 겪었고, 이후 KIA(2005·2007년)와 LG(2006·2008년)가 그 바통을 이어 받았다. 돌아가면서 꼴찌를 기록한 셈이다. 팬들이 씁쓸한 미소를 숨기지 못한 이유다.

    물론 각자 좋은 날은 있었다. 다만 그 시기가 엇갈렸다. 한 팀이 잘 나갈 땐, 나머지 팀이 부진했다. 가장 아쉬웠던 때는 1995년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반 가을야구가 성사될 뻔했다. 당시 LG가 OB(두산 전신)의 추격에 1위를 내주며 정규시즌 2위를 기록했고, 롯데가 3위, 해태(KIA 전신)가 4위에 올랐다. 하지만 해당 시기엔 3위와 4위의 승차가 3경기 이상 나면 준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었고, 결국 LG와 롯데만 가을야구를 했다.

    올해는 다르다. ‘엘롯기’가 함께 뜨고 있다. 2009년 이후 8년 만에 ‘왕좌’를 노리는 KIA는 4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정적이고, 큰 이변이 없는 한 한국시리즈 직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후반기 ‘돌풍’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무섭게 몰아쳤다. 전반기를 마칠 때만 하더라도 7위에 머물렀던 순위가 어느새 4위까지 뛰어 올랐다. 5위와의 격차를 벌리며 가을야구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다.

    관건은 LG다. SK, 넥센과 함께 피 튀기는 마지막 가을행 티켓을 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행히 최근 분위기는 괜찮다. 8월 한 달간 9승1무14패로 부진하며 7위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9월 5승1무3패를 기록하며 희망을 불씨를 살렸다. 특히 KIA, 넥센, 두산 등 강팀과의 경기가 잇달아 열렸던 지난주 4승1무1패로 선전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잔여경기가 가장 많고 무엇보다 탄탄한 마운드를 강점으로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류가 보인다.

    ‘엘롯기’의 동반 가을야구는 프로야구 흥행과도 직결된다. 11일 기준 올해 누적 관중은 750만997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4% 감소했지만 그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월별 경기당 평균 관중도 8월 1만976명에서 9월 1만3672로 큰폭(24.56%)으로 늘었다. 기세를 몰아 지난해 세운 역대 최다 관중인 833만9597명도 넘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엘롯기가 보여줄 막판 스퍼트에 많은 것들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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