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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고보결 "명혜 만난 건 행운, 다음엔 밝은 캐릭터로 만나요"

입력 : 2017-09-02 08:00:00 수정 : 2017-09-02 13: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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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또렷한 이목구비와 안정적 연기력. 배우 고보결이 시청자들의 눈에 콕 박혔다.

고보결은 ‘7일의 왕비’에서 훈구대신 박원종(박상원)의 조카이면서 당초 상단의 행수인 윤명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죽어가는 이역(연우진)을 살려낸 것을 계기로 자순대비와 인연을 맺고 역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동원하는 인물. 때문에 일반적인 조선의 여인과 달리 강인하고 진취적인 여성의 모습을 그려내는 한편, 이역의 곁을 지키며 그를 짝사랑하는 순수하고 애틋한 여인의 모습 또한 표현해내며 첫 사극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급조절을 완벽히 해내며 찬사를 받았다.

사실 이렇듯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연기력이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은 아니다. 2011년 독립영화 ‘거북이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고보결은 이후 영화 ‘역린’ ‘그랜드파더’ ‘커튼콜’, KBS 2TV ‘천상여자’ ‘프로듀사’, OCN ‘실종느와르 M’, tvN ‘풍선껌’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SBS ‘끝에서 두 번째 사랑’ 등 역할이나 작품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묵묵하게 연기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대히트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고은의 친구로 출연하며 시청자 눈에 들기 시작했고 ‘7일에 왕비’에서 주연급 조연 역에 발탁, 데뷔 7년차의 연기 내공을 쏟아내며 배우로서 재발견을 이룬 것.

명혜 역을 맡은 것이 ‘행운’이었다며 “남녀주인공의 방해꾼으로 욕을 먹는 것에 대해 내가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구나 하는 칭찬으로 생각했다”고 남달랐던 열의를 전한 고보결. “보는 분들로 하여금 뭔가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작품과 연기로 대중을 만나고 싶다”는 각오를 다진 그의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이번 작품에서 비중이 꽤 큰 캐릭터를 맡았다. 연기하는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캐릭터 연구는 매 작품 꼭 한다. 이번에 연기한 명혜는 인물에 대한 서사가 많이 주어져 있고 탄탄했다. 그래서 명혜의 어린 시절이나 과거사에 집중 했다. 그래야 명혜가 하는 행동들에 타당성이 생기니까. 어투나 행동에 있어서는 행수로서 어떻게 카리스마 있게 보일까 연구 많이 했다. 남장도 하고 이런 저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워낙 변화무쌍한 캐릭터라 연기하기 재밌었다. 촬영하면서 계속 ‘명혜 정말 어메이징한 여자다’ 감탄했다. 그런 나름대로의 재미랄까 묘미를 살리려고도 노력 많이 했다.”

-첫 사극이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어려울 거라는 생각보다는 기대를 많이 했다. 원래 사극을 좋아하기도 했고, 다른 사극들을 보면서 나라면 이렇게 해야지라는 나름의 이미지 트레이닝도 해왔다. 그래도 생각보다 어렵더라. 우선 현대 말투가 아닌데, 제가 정보전달하는 대사가 많아서 어투도 신경을 써야하고 거기다 나름 상황이나 감정도 살리면서 해야 하니까. 연기 하면 할수록 어려웠다. 방송을 볼 때마다 아쉬운 부분들이 있더라.”

-한 여름에 한복 입고 촬영하느라 정말 힘들었겠다.

“많이 힘들었다. ‘여름 사극’이라는 말이 왜 있는지 알겠더라.(웃음) 촬영 끝나고 바로 사우나를 간 게 처음이었다. 보통 집에 가서 씻는데 땀 범벅이 되니까 그대로 집에 못 가겠더라. 그래도 그나마 우리가 입는 한복들은 간소화된 거라고 들었다. 진짜 조선시대에는 훨씬 더 입어야할 것들이 많았다고 해서 선조분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무더위에도 촬영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들었다.

“그렇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정말 굉장한 집중력이 있었다. 뭔가 에너지가 응집되는 분위기랄까. 감독님도 그걸 원하셨고, 배우들도 전부 리허설부터 본촬영까지 완전 딱 집중하고 정말 프로구나 생각했다. 선배님들이 분위기 잘 끌어가주신 것 같다. 시청률에 연연하기보다 자신의 할 몫을 다하는 게 배우구나 많이 배웠다.”

-언급한대로 시청률이 좀 아쉬웠다.

“아쉽기는 하다. 아무래도 비극이었다 보니까, 사실 다들 삶이 힘든데 드라마까지 힘들 걸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마음도 이해기 된다. 그렇지만 ‘웰메이드다’ ‘연기구멍 없다’ 이런 칭찬 멘트에서 힘을 많이 얻었다. 여름에 보는 멜로 사극이 지칠 법도한데 열심히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 힘이 났다. 사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봐주시는 분이 없으면 배우 입장에서는 허망할 수 있지 않나.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 드라마 시청자분들은 한 회를 여러 번 봤다고, 일당백으로 사랑을 많이 주셨다. 덕분에 막판에 시청률 오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작품성에 대해 인정을 받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작품의 서사를 꾸준히 잘 이어가면서 마지막까지 잘 쌓아갔다는 증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작품을 잘 마무리 한 것 같다.” 

-원래도 작품 할 때 시청자 반응을 확인하는 편인지.

“원래는 많이 안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간중간 많이 봤다. 첫 사극이다 보니 내가 잘 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궁금하더라. 기사 댓글들을 보면 많은 분들이 고보결이 아니라 명혜 그 자체로 봐주시더라. 대체로 ‘명혜야 왜 그러니’ ‘명혜야 그러지 마라’ 이런 반응이 많았다. 몰입해서 봐주시는구나 감사했다. 어떻게 보면 채경(박민영)과 역(연우진) 사이 방해꾼이니까 욕도 많이 먹었지만 연기를 제대로 하고 있나보다 하고 칭찬으로 생각했다. 재밌었다.”

-지금까지 출연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박근형 선생님과 함께한 영화 ‘그랜드파더’다. 보통 작품을 고를 때 처음 보게 되는 건 각본이니까 아무래도 각본이 일단 흥미롭고 궁금한지가 중요하고, 관객분들로 하여금 뭔가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작품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또 내가 맡게 될 캐릭터를 얼마나 제대로 해낼 수 있는지와 작품을 함께하는 분들도 중요한 부분이다. 좋은 분들과 함께 하면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랜드파더’는 저예산 영화니까 엄청나게 흥행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건 아니다. 박근형 선생님이 원톱 주연이셨는데 한국에서 이런 영화도 나올 수 있구나 하는 부분이 대단했다. 당시에 ‘노장투혼’ 이런 기사들이 많이 나왔는데, 정말 중년 이상의 배우가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고무적인 일이 아닌가 생각했다. 나의 배우 생활로서의 미래도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다.”

-차기작 계획은.

“아직 계획이 없다. 작품 끝나고 가족들이랑 여행 갔다 와서 쉬고 있다. 하루 빨리 또 좋은 작품, 좋은 역할 만나고 싶다. 이번에는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명혜는 진짜 웃지 않는 캐릭터였다. 다음 작품에서는 긍정적 성격에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다.”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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