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이슈] '이란과의 전쟁' 신태용호, 밀당과 스킨십이 필요해

입력 : 2017-08-30 05:03:00 수정 : 2017-08-29 21:03:14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행동 하나하나가 벌써 밉상이다. 시원하게 눌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바로 이란을 바라보는 신태용호와 한국 축구팬의 공통된 시선이다. 그래도 어찌하겠는가. 가슴으로 품어야 대인배 아닌가. 이란를 꺾을 비책으로 원수를 향한 ‘밀당(밀고 당기기)과 스킨십’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일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에서 이란과 격돌한다. 이란은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한국은 갈 길이 바쁘다. 다급한 것은 분명 한국 축구이다.

그래서일까. 이란의 행보가 더 미워 보인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이중적인 언행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입국하면서 “한국 축구는 강하다. 배워가겠다”고 말치레를 한 뒤 돌아서서 “한국 축구가 원정 온 이란을 푸대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훈련장 시설이 나쁘다는 의미였다. 이후 언론을 통해 “이제야 한국에 온 느낌”이라고 전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에서 굉장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잔디 상태가 나쁜 그라운드 사진만 찍어서 게재했다.

이에 신 감독은 “신경쓸 필요가 없다. 우리가 이란에서 당한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내 축구 철학을 버리더라도 반드시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베테랑 이동국(전북) 염기훈(수원)부터 새내기 김민재(전북)까지 정예 멤버를 소집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이 전쟁 같은 상황에 ‘밀당과 스킨십’은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다. 하지만 승리를 위해 필요한 전략이다. 우선 밀당에는 전술적인 요소가 숨겨져 있다. 신 감독은 이번 대표팀 소집 훈련에서 그라운드에 4.5m 간격으로 9개의 굵은 흰색 선을 칠했다. 이는 간격 유지 훈련을 위해 선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신 감독의 재치있는 주문이었다. 대표팀은 공격-중원-수비진 전체가 일정한 간격으로 일괄적인 움직임을 만들어가기 위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골키퍼를 제외한 10명의 선수가 선을 보고 간격을 스스로 조율하라는 신 감독의 주문이다.

여기서 밀당이 시작된다. 상대가 공세에 나설 경우 선수단 전체가 상대를 잡아당기듯 내려서야 한다. 이때 간격 유지가 안 되면, 그만큼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게 된다. 공간을 내줄 수록 실점할 위기가 많아진다. 반대고 간격 유지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효율적인 압박이 가능하다. 여기에 상대 공을 차단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 역습시에는 상대 진영으로 선수단 전체가 물밀듯이 밀고 나아가야 한다. 이처럼 밀고 당기고가 주도적으로 이뤄진다면 경기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밀당이 전술적인 요소라면 스킨십을 정신적인 요소이다. 여기서도 내부와 외부적인 스킨십으로 나뉜다. 우선 내부 스킨십은 커뮤니케이션이다. 한국 축구가 가장 급선무는 조직력에 있다. 소통을 통해 원팀이 돼야 한다. 대표팀은 매번 유럽파와 비유럽파로 나뉜다는 편견과 싸워야 한다. 안에서는 문제가 없더라도,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성과를 거두면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거론된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원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커뮤니케이션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한 앞서 언급한 간격 유지에서도 소통은 필요한 부분이다.

외부 스킨십은 몸싸움을 뜻한다. 베테랑 이동국은 “동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선수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희생을 강조했다. 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통해서 공간을 만들어주고, 길을 열어줘야 동료가 득점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흥민 역시 “이란 수비진은 조직력이 좋다. 최종예선 무실점이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이를 뚫기 위해서는 공격수들이 상대 수비와 많이 비벼주면서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소집 훈련을 진행하면서 “위기의 순간에서는 희생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희생과 소통의 과정에 밀당과 스킨십이 있고, 이것이 이뤄지면 승리라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신태용호가 이란을 상대로 능수능란한 밀당과 스킨십을 펼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