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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함께 쇼핑을?… 반려견 동반 쇼핑몰 엇갈린 여론

입력 : 2017-08-28 19:06:06 수정 : 2017-08-29 15: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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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고양 가보니…
"엄연한 공공장소로 구분해야"
불쾌감 드러내는 시민들 많아
각 층간 이동 동선 문제 등
반려견주 또한 시설에 불만
[고양=글·사진 전경우 기자] “난 개 무서워. 저리가!”

27일 오후 스타필드 고양 중앙 통로 휴식용 벤치에 앉아 있던 한 노인은 반려견을 안고 옆 자리에 앉으려던 젊은 부부에게 역정을 냈다. “개와 사람은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 노인의 주장이다.

반려견 동반 쇼핑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스타필드 고양에서 반려견주와 개를 싫어하는 시민들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반려견은 가족이라는 주장과 공공장소에 개를 데리고 오는 것이 불편하다는 주장이 부딪혔다. 또한, 어린 아이를 동반한 손님들은 위생과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오픈 첫 주말인 26일과 27일 스타필드 고양에는 반려견 동반 쇼핑객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었다. 마르티스, 푸들, 비숑 프리제 등 소형견이 대다수였고 웰시 코기같은 중형견, 골든 리트리버 등 대형견도 종종 눈에 보였다. 반려견과 함께온 쇼핑객들은 목줄을 착용 시키거나 반려견을 품에 안고 쇼핑을 즐겼다. 스타필드 고양을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주요 이동 통로마다 배변처리용 봉투를 비치했고 매장마다 입구 바닥에 반려견 출입 가능 여부를 표시해 놓는 등 반려견과 함께 오는 손님을 위해 여러가지 준비를 했다. 

하지만, 주말 이틀 간 반려견과 함께 스타필드 고양을 찾은 고객들의 만족도는 무척 낮았다. 일단,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였다. 오픈 첫 날 10만 명이 쏟아져 들어온 스타필드 고양의 주요 통로는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 버금갈 정도로 혼잡했다. 출입구 외부에서 목줄에 묶인 개와 함께 들어온 견주들은 10분도 되지 않아 개를 품에 안고 다녀야 했다.

사람과 함께 이용해야 하는 층간 이동 동선도 문제였다. 골든 리트리버와 함께온 한 시민은 “이 개들은 에스컬레이터를 무서워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과 유모차로 항상 만원 상태인 엘리베이터에 대형견을 태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형견은 유모차에 탑승한 아이에게 자칫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어 엄마들의 따가운 눈총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어디에도 반려견 이동을 위한 안내문은 볼 수 없었다.

쇼핑몰 통로 진입은 가능하지만 스타필드 고양이 자랑하는 주요 시설들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 애견인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아쿠아필드, 스포츠몬스터같은 체험 시설과 주요 맛집들을 모아 놨다는 식음매장, 신선 식품을 판매하는 PK마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등은 반려견 출입금지 구역이다.

각 테넌트(임대업장) 바닥에는 반려견 출입 가능·케이지 이용시 출입가능·반려견 출입불가 3종류의 표시가 바닥에 붙어 있는데 기준은 모호하다. BMW전시장은 반려견 출입이 불가능 하지만 바로 옆 현대자동차와 건너편 할리데이비슨 전시장은 반려견 출입이 가능하다. H&M 등 의류 매장은 대부분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데 일부 매장은 출입 금지 표시를 붙여 놨다.

결국 이번 주말 스타필드 고양에 반려견과 동반 쇼핑에 나선 시민들은 애견용품 편집매장 ‘몰리스팻샵’과 연계시설인 ‘몰리스카페’를 둘러보고 집으로 돌아갔다. 몰리스팻샵에서 만난 한 견주는 몰리스 브랜드 사료를 집어 들었다가 “성분을 살펴보니 정용진 부회장이 키우는 개들은 이 사료를 먹지 않을 것 같다”며 다시 내려놨다. 몰리스 브랜드 사료 바로 옆에는 가격이 2∼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고급 사료들이 즐비했다.

마트 매장이 있는 지하 1층은 카트를 끌고 다니는 쇼핑객들이 몰려있어 반려견들에게는 더욱 위험한 환경이었다. 물건을 잔뜩 싣고 있는 카트는 소형견 입장에서는 대형 트럭과 같은 존재다. 지하로 내려온 견주들 중 반려견을 바닥에 내려 놓는 견주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쇼핑 카트에 개를 태우고 다니는 모습들이 보였는데 “사람 먹는 것을 싣는 카트에 개를 태우면 어떻게 하냐”는 수근거림이 뒷편에서 들렸다.

한편, 스타필드 고양의 반려견 동반 쇼핑 허용 이슈는 온라인에서도 논쟁거리다. 네이버 아이디 ‘cxy7****’ 사용자는 “애완동물이 푸드코너에도 들어갈 수 있는지 궁긍합니다. 그리고 예방접종은 된건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우리애가 애완용을 무서워하는지라 그리고 애완견들이 여기저기 핥아놓은 것을 만지기라도 한다면... 언제까지 애견동반일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계속되면 못갈것 같다”라는 반대 의견을 관련기사 댓글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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