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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다승' 배영수에 새겨진 쉽게 지워지지 않을 주홍글씨

입력 : 2017-08-24 06:20:00 수정 : 2017-08-24 09: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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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수원 김도현 기자] 현역 최다승에 빛나는 배영수(36·한화)가 고개를 숙였다.

배영수는 지난 20일 대전 롯데전에서 경기 도중 유니폼 하의에 로진 가루를 묻힌 뒤 공을 그 부위에 문질렀다. 당시 심판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롯데도 별다른 항의를 안 했지만 중계화면을 본 팬들 사이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KBO 역시 “부정 투구가 맞다. 향후 재발할 시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7 공식 야구규칙 8조2항에 따르면 투수는 (1)투수판을 둘러싼 18피트(5.486m)의 둥근 원 안에서 투구 하는 맨손을 입 또는 입술에 대는 행위 (2)공에 이물질을 붙이는 것 (3)공, 손 또는 글러브에 침을 바르는 것 (4) 공을 글러브, 몸 또는 유니폼에 문지르는 것 (5)어떤 방법으로든 공에 상처를 내는 것 (6)이른바 샤인 볼(shine ball), 스핏 볼(spit ball), 머드 볼(mud ball) 또는 에머리 볼(emery ball)을 던지는 것 등의 행위를 해선 안 된다.

이 중 네 번째 동작이 이번 논란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하루 이틀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평소에도 배영수가 습관처럼 해온 행동이 이제야 공론화됐다는 것이다. 배영수는 2000년에 데뷔해 15년을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고 한화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며 통산 134승을 올리고 있는 투수다. 팀의 우승을 위해 팔꿈치 인대가 끊어지도록 던진 투혼은 많은 팬들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배영수는 전설적인 선수에서 한순간에 부정을 저지른 투수로 낙인찍혔다. 한국야구의 한 획을 그은 선수인 만큼 많은 실망감과 안타까움이 공존했다. 다른 선수도 아니고 배영수이기에 더 그렇다. 오랜 시간 삼성에서 함께한 선배 이승엽이 은퇴투어를 다니고 있는 모습과 대비됐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배영수는 공식 사과를 표명하기로 했다. 그는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일단 사죄드리고 어제부터 많이 반성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마운드에서 불필요한 행동인데 어쨌든 제 불찰이다. 불필요한 행동 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의도한 행동이었냐는 질문에는 분노를 억누르는 듯한 표정으로 답답함을 내비쳤다. 그는 “18년 동안 마운드에서 계획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답답했다”며 “내 잘못이기에 감수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정면승부 해왔지 비겁하게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은 “영상을 봤는데 누가 봐도 오해 받을만한 행동이었다”며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선수들에게 주의를 주겠다”고 말하며 고개 숙인 제자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결론적으로 스스로 말했듯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배영수다. 부정 투구로 인해 18년간 쌓아온 업적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한 번 새겨진 주홍글씨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앞으로 배영수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d5964@sportsworldi.com

사진=수원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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