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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김선아 "복자에게 필요했던 건, 단지 따뜻한 말 한마디"

입력 : 2017-08-23 10:33:24 수정 : 2017-08-24 17: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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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배우 김선아가 박복자를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기대케 하는 새하얀 도화지가 되어 돌아왔다.

김선아는 지난 19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이하 ‘품위녀’)에서 충청도 출신의 간병인 박복자로 분해 상류사회 진출에 대한 야망을 이루기 위해 계략을 펼치는 미스터리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순박한 미소와 싸늘한 눈빛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살벌한 기운으로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그러면서도 ‘박복’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과거의 아픔과 비밀들을 섬세한 감정으로 풀어내며 동정과 함께 위로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렇듯 한 인물을 통해 공포심과 불안감, 그리고 연민과 공감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끌어낸 그의 연기 덕에 ‘품위녀’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과 관심 속에 JTBC 최고 시청률 드라마(마지막회 12.065%)로 이름을 남겼다.

그리고 그 임팩트는 김선아를 10여 년간 따라다녔던 ‘삼순이’ 꼬리표를 완전히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무려 시청률 50%를 넘긴 대히트작 MBC ‘내 이름은 김삼순’(2005)로 짙게 드리웠던 삼순이, 그리고 로코퀸 그림자를 박복자를 통해 깨끗이 걷어낸 것.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이미지 변신에 완벽하게 성공하며 천의 얼굴임을 입증한 김선아. 과연 그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놀라게 만들지 다음 행보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첫 종편 출연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감사하다. 원래 숫자에 민감한 편은 아니다. 해왔던 작품들이 항상 성적이 좋았던 것도 아니고.(웃음) 또 우리 작품이 사전제작이라 2월말에 촬영이 다 끝났으니까 우리 손을 떠난 거라고 생각했다. 영화도 그렇지 않나. 촬영 다 마치고 개봉하면 그때부턴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다. 시청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성적이 좋으면 당연히 좋다.”

-김희선은 처음에 2% 시청률 나왔을 때 엄청 속상했다고 하더라.

“나도 종방연 때 들었다. 김희선 씨가 되게 속상했다고 하더라. 사실 조금 놀랐다. 저는 사실 속상한 게 없었다. 이렇게 말하면 주연 배우로서 좀 이상할 수도 있지만, 사전제작이든 생방드라마든 시청률은 현장에 있는 그 누구도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다보니 (시청률 성적에 있어)덤덤하다. 숫자가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준 작품들도 있고. 근데 어느 순간부터 현실적으로는 숫자가 주는 게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박복자라는 강렬한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갔나.

“처음에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복자라는 사람에게 어떻게 접근을 할지 연기 선생님이랑 거의 한 달 동안 이야기했다. 그러다 ‘아, 오케이!’하고 깨달았던 게 동화 ‘백설공주’ 속 왕비였다. 왕비가 어떻게 살아왔을지, 왜 백설공주에 대해 그런 감정을 갖게 됐을지 그 삶에 대해 파고들었다. 왕비는 백설공주를 죽일 수 있는 이런 저런 방법들이 있는데도 사과를 들고 찾아간 사람이다. 또 결과적으로 공주가 목에 걸렸던 사과가 튀어나와서 살아난 것을 보면 사과가 그냥 목에 걸려있던 것일 뿐, 진짜 독사과였다면 공주는 사과를 먹자마자 바로 죽었을 거다. 왕비가 그렇게 독한 사람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복자도 마찬가지다. 어려서부터 늘 자기 것을 가져보지 못하고 따뜻한 사랑도 위로도 받아본 적이 없다. 우아진에게 받은 쪽지를 오랜 시간 간직했던 것도 그런 작은 위로 한 마디 해준 사람이 평생 없었기 때문이다. 복자의 정신은 상처받았던 그 10살 소녀의 상태에서 멈춰버린 게 아니었을까 하는 방향으로 복자에게 몰입하게 됐다.”

-복자가 가장 안쓰럽게 느껴진 순간이 있다면.

“복자가 과연 정말 진심으로 누군가와 대화를 한 적이 몇 번이나 될까, 그런 부분이 좀 안쓰러운 것 같다. 늘 뭔가 하나를 뒤집어쓰고 진짜가 아닌 가짜를 보여주며 살지 않았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때가 가장 안쓰러운 게 아닐까 싶다. 연기를 하면서도 복자의 이런 모습은 진짜일까 가짜일까 스스로도 고민이 많이 됐다. 가진 것도 별로 없는데 ‘자기 자신’이란 것도 없는 사람이라는 게 안쓰러운 부분이다. 돈이 있으면 행복할까 해서 다 가져봤지만 결국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복자한테 정말 필요했던 건 별거 아니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 만약 어린 시절에 그렇게 해줄 사람이 있었다면 복자는 다른 모습으로 자라지 않았을까.”

-복자를 죽인 범인이 운규(이건우)라는 반전이 있었다.

“좋은 집에서 좋은 교육 받고 자랐는데 운규는 왜 그렇게 됐을까 했다. 그런데 운규가 머리를 치면서 자기 엄마한테 ‘왜 그랬냐’고 하는 장면이 있다. 엄마가 심리학 교수다. 많은 사람들을 가장 잘 꿰뚫어본다는 사람이지만 정작 자기 아들의 속은 전혀 몰랐던 거다. 자기 아들을 가장 외롭게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운규도 또 다른 복자였던 것 같다.”

-범인의 정체가 끝까지 스포일러 없이 잘 지켜졌다.

“범인의 정체는 대본을 받기 전까지 배우들도 전부 몰랐다. 누구냐고 물어봐도 감독님이 힌트도 안 주시더라. 그래도 다 같이 대본을 받고나서는 범인을 다 알게 됐을 텐데 모두들 한 마음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던 것 같다. 사전제작이고 하면 특히 이야기가 새나갈 가능성이 높은데, 놀랍긴 했다.”

-매회 등장하는 내레이션의 화자는 왜 복자였을까.

“글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였지 않을까. 가지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든 가지기 위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게 되고, 이런 저런 각도로도 보게 되지 않나. 그런 여러 각도의 시선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할 얘기가 많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작품을 잘 마친 소감은.

“정말 너무 좋은 배우들과 이렇게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캐릭터들이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얘기할 거리가 많아지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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