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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승리' 한국 남자농구, 광복절이라 더 특별했다

입력 : 2017-08-15 14:05:58 수정 : 2017-08-15 14: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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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30위)이 광복절 새벽 뜻 깊은 ‘낭보’를 전했다.

1945년 8월 15일. 정오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일왕 히로히토의 담화문이 라디오 전파를 타고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포츠담 선언’을 수락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지긋지긋했던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나는 날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72년이 지난 2017년 8월 15일(이하 한국시간), 레바논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승리(81-68)는 그래서 더 특별했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날, 운명처럼 숙적을 만나 값진 승리를 거둔 셈이다.

한국은 그동안 농구에서만큼은 일본보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2020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스포츠에 과감한 투자를 해온 일본은 농구에서도 상당한 성장을 이뤘다. 여자 농구는 이미 일본에게 추월당한지 오래고, 남자 농구 역시 위태로운 상황이다. 일례로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열린 청소년, 대학 선수, 성인 대표팀 등 각급 남녀 한일전에서 한국은 1승14패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쉽지 않았다. 일본은 탄탄한 기본기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강하게 한국을 압박했다. 3쿼터 종료 3분을 남기고는 49-56으로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힘을 냈다. 이종현과 김선형의 연속 득점으로 순식간에 승부를 57-56으로 뒤집었고, 4쿼터에서도 허웅과 김선형의 연속 3점 슛을 앞세워 달아났다. 경기 종료 1분20초전 터진 김종규의 덩크는 승부의 쐐기를 박는 득점이었다.

한국의 다음 상대는 필리핀(27위)이다. 4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필리핀은 동남아 국가 가운데서도 유독 농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나라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3연승을 거두며 8강에 직행했다. 2013년, 2015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경험도 있다. 2010년 이후 한국은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등의 대회에서 필리핀과 네 차례 만나 3승1패를 거뒀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광복절 일본을 꺾은 기세를 필리핀전에서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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