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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8-09 05:30:00, 수정 2017-08-09 05:30:00

[SW이슈] '김연경-이재영 논란'에 감춰진 팩트, 뒤로 숨은 협회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선수 개인이 대표팀 승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나.

    ‘김연경-이재영’ 논란이 배구판을 발칵 뒤집었다. ‘월드스타’ 김연경은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제19회 아시아 여자배구 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필리핀으로 출국하면서 “이번 대회에는 이재영이 대표팀에 들어와야 했다”며 “팀에서도 경기를 다 뛰고 훈련까지 소화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에 빠졌다. 결국 중요한 대회만 뛰겠다는 것 아니냐”며 이례적으로 실명을 들어 그를 비난했다. 이후 논란이 거세게 일어나자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PPAP 측을 통해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였고, 이를 설명하는 도중 이재영의 실명이 거론됐다”며 “이재영 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명에도 이재영은 대표팀 차출을 거부한 선수로 낙인이 찍혔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홍성진 대표팀 감독님과 (이)재영이를 다음 달 열리는 그랜드 챔피언십에 출전시키기로 얘기를 했다”고 “재활이 조금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미 등을 돌린 여론은 이를 믿지 않는 분위기이다. 무차별적인 마녀사냥이 펼쳐지고 있다.

    자, 찬찬히 들여다보자. 일단 이번 논란의 본질은 대표팀 선수 차출에 있다. 김연경이 지적한 것이 바로 차출 시스템이다. 어떤 스포츠를 막론하고 대표팀 발탁과 관련해 선수 개개인이 승선 여부를 결정하는 일은 없다. 대표팀 발탁과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협회와 감독이 관여한다. 선수 소속 구단 감독과 상의하는 일은 있어도, 결국 결정은 협회의 몫이다.

    협회가 결정을 내리면 선수는 그 결정에 따른다.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면, 이를 두고 협회-대표팀 감독-소속팀 감독-구단이 의견을 나누고 승선 여부를 결정한다. 선수 개개인이 승선 여부를 결정하는 일은 없다. 축구와 야구의 경우도 대표팀 승선 여부는 전적으로 구단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선수 개개인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는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마치 이재영이 스스로 대표팀 발탁을 거부한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

    또 한 가지, 선수 개개인이 또 다른 선수의 발탁 여부를 두고 꼬집는 것 역시 배구협회의 시스템이 얼마나 엉망인지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김연경은 대표팀에서 절대적인 존재를 보여주고 있으며, 한국 배구에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선수이다. 현재 배구판 시스템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한 것 역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에 총대를 멘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연경이 선수 개인의 실명을 공개하도록 상황을 몰고 간 협회는 이미 뒤로 물러났다. 협회 측에서 살인적인 대표팀 일정에도 명단과 관련해 선수단과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입장을 나누는 과정이 생략됐다. 이 과정이 사전에 이뤄졌다면, 이러한 파장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이재영은 두 번 다시 대표팀에서 활약할 수 없다. 김연경과 동시에 한 코트에서 프레이를 할 수 있을까. 이는 어쨌든 김연경에겐 손해이다. 김연경의 체력 관리를 위해서는 결국 이재영을 필두로 박정아 이소영 김미연 등이 계속 성장해줘야 한다. 한 명의 자원이 아까운 시점에서 이재영의 부재는 곧 김연경의 체력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큰 그림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의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이것이 진정 김연경이 바라는 상황일까. 꼬일대로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것은 김연경도 이재영도 아니다. 협회가 앞으로 나서야 한다. 대표팀 명단을 두고 선수 간의 갈등이 발생하도록 협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표팀 명단에서 시발(始發)된 이번 논란은 전적으로 협회의 책임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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