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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이재영에 던진 일침… '태극마크=희생'의 비극

입력 : 2017-08-07 14:33:26 수정 : 2017-08-07 15: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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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걸크러시의 돌직구’다. 후배 선수의 거취와 관련해 아무리 선배라고 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비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김연경(29·상하이)은 작심한 듯 한 마디 던졌다. 후배 이재영(21·흥국생명)에 대해서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7일 오전 제19회 아시아 여자배구 선수권(8월9∼17일)에 출전하기 위해서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출국에 앞서 김연경은 현 대표팀의 상황을 놓고 속에 있는 말을 토로했다. 이번 대표팀은 정원인 14명에서 1명 부족한 13명으로 꾸려졌다. 지난달 FIVB 월드 그랑프리에서도 대표팀은 12명만이 뛰었다. 부상선수가 발생했고 다시 뽑으려고 해도 각 구단에 새로 요청하기도 쉽지 않고 설득과정도 난관이다.

이런 상황을 김연경은 참지 못했다. 정원조차 채우지 못한 상황에 속이 상한 것이다. 그랑프리와 아시아 선수권까지 20경기가 넘는 일정에서 대표팀은 주축 선수들로만 치를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김연경은 부상으로 빠진 이재영에 대해 한 마디 했다. 소속팀에선 훈련까지 소화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부상을 내세워 이번 대표팀에서는 빠졌다는 것이다. 김연경으로서는 후배의 태도가 마뜩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고생하는 선수만 고생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김연경의 한 마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간 배구를 포함한 프로 종목의 대표팀은 선수단 내에서 항상 이런 문제로 잡음이 일었다. 수당 등 확실한 당근책이 없는 상황이라면 요즘 프로 선수들은 대표팀 차출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애국’을 내세워 희생을 당연하게 강요하지만 개인적인 손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종목인 배구는 오프시즌 누구나 안고 있는 무릎 부상 등을 치료하기 위한 시기로 삼는다. 대표팀 차출로 인해 무리하게 되면 정작 소속팀 활동에 지장을 받게 된다. 때문에 각 구단과 선수들은 은근히 대표팀 차출과 관련해 서로간 눈치를 보는 상황이 발생한다.

선수들도 모를 리 없다. 남자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상으로 누가 빠지게 되면 ‘나도 아픈데 쟤는 왜 안와’라는 볼멘소리가 종종 들린다. 대표팀 차출을 ‘희생’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다. 김연경도 마찬가지였을 터다. 또 김연경은 주장으로 대표팀의 기둥이다. 비시즌 쉴새없이 진천선수촌과 대회장을 국제적으로 오가면서 무리하고 있다.

이재영도 일부러 피하지는 않았을 터다. 실제 홍성진 대표팀 감독과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9월 그랜드 챔피언쉽에는 이재영을 출전시키기로 얘기를 끝냈다. 이재영은 최근 아킬레스건 MRI 검사까지 받았다. 7일 오전에도 재활훈련에 임했다.

하지만 대표팀에 대한 이런 인식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차출과 관련한 잡음은 또 불거질 게 뻔하다. 김연경처럼속마음을 털어놓는 선수는 없어도 내부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최상의 경기력이 나올 리 없다. 태극마크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 실질적인 보상정책이 뒤따라야만 대표팀은 더 강해질 것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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