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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도 되겠습니까! K리거가 저버린 '신뢰'

입력 : 2017-07-30 13:24:57 수정 : 2017-07-30 13: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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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끝까지 믿어도 될까.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K리그 올스타팀이 지난 29일(한국시간) 베트남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 기념 2017 K리그 올스타전’ 베트남 동남아시안게임(SEA)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이벤트성 대회라도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상대는 베트남 국가대표도 아닌 22세 이하 선수들로 꾸려진 팀. 습한 날씨, 열악한 잔디, 조직력 맞출 시간 부족 등 갖가지 핑계를 대기에도 부끄럽다는 얘기다. 전체 슈팅 7-21, 유효 슈팅은 2-10으로 완벽하게 밀렸다. 경기에 앞서 K리그의 자존심을 보여주겠다는 황 감독의 각오가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문제는 이날 미진한 경기력에 대한 후폭풍이 더 크게 닥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올스타로 경기에 뛴 이근호(강원)는 경기 후 “선수들이 안일하게 대처한 까닭이 컸다”고 부진의 이유를 말했다. 이를 가볍게 흘려들을 수 없다. 이근호는 불과 지난달 14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전 패배(2-3) 후에도 비슷한 얘기를 꺼내며 선수들에 각성을 촉구한 바 있다. 덧붙여 그는 “다른 팀들이 120%로 싸우는데 우리가 안일하고 허술하게 하면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얘기까지 꺼냈다.

그런데 한 달 보름이 지난 지금도 한국 축구의 정신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아무리 올스타전이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대회라고 할지라도 약팀과의 졸전이 거듭되면 사기 저하는 물론 상대 팀엔 자신감을 심어주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가뜩이나 최종예선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대표팀이 아니던가. 경기의 중요성을 떠나 명색이 K리그 올스타다. 태극마크를 달고 최종예선 이란(8월31일), 우즈베키스탄전(9월5일)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짧은 기간 손발을 맞췄어도 대표팀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보여줘야함이 마땅하다.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은 “8월에는 K리거가 해외파보다 경기력이 좋다. K리그가 잘돼야 한국 대표팀도 잘 된다”며 오는 최종예선에서 K리거의 비중을 대폭 늘릴 것임을 시사했다. 이름값을 떠나 경기력만 판단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이런 해이해진 모습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신 감독의 다짐은 외로운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K리거가 올스타전에서 보여준 모습이 그래서 더 안타깝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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