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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스토리] 배장호의 정성 가득한 다이어리, 이유 있는 커리어하이

입력 : 2017-07-26 13:00:00 수정 : 2017-07-26 09: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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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사직 권기범 기자] 전력 미팅을 끝내고 나온 배장호(30·롯데)는 다이어리를 꼭 쥐고 있었다. 각종 분석자료를 빼곡히 적어놓았다. 각 구단 타자들의 특성이 페이지마다 적혀있다. 배장호는 이를 되뇌며 마운드에 오른다.

배장호는 ‘불펜에이스’다. 윤길현 장시환 등이 제 역할을 못해주면서 재편된 필승조, 배장호는 팀이 필요할 때 어김없이 등판하며 임무를 수행 중이다. 지금은 마무리 손승락까지 가는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징검다리다.

조원우 감독의 필승카드가 되면서 개인 커리어하이를 달려가고 있다. 25일 현재 47경기 등판해 49⅓이닝을 소화했고 6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 중이다. 2010년 51경기 출전이 개인 최다 등판 경기였다. 2006년 2차 4라운더 사이드암 배장호는 12년차에 진짜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배장호는 합리적이고 조리있는 선수로 통한다. 스프링캠프에서 독서를 하는 풍경은 동료들에 익숙하다. 최근에는 피로도가 있어 잠시 책을 내려놨지만 대신 야구를 위한 노트 작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전력분석에 대한 메모를 하고 있지만 배장호만큼 꽤 공을 들이는 선수도 없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다.

배장호의 다이어리 맨 앞장에는 시즌 전 세워놓은 목표가 적혀있다. 구종 장착과 연봉인상은 물론 ‘70경기 80이닝’이라는 구체적인 개인 목표를 세워놓았고 배장호는 흔들릴 때마다 이를 읽어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배장호는 ‘커리어하이’라는 칭찬에 쑥스러워했지만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5년 만의 가을야구를 위해서나 자신의 입지를 위해서나 올해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한다. 배장호는 “조금 피로도는 있지만 좀 지나치다 싶으면 코치님이 배려를 해주신다”며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며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생각 뿐”이라고 웃었다.

최근 롯데는 투타 엇박자가 심하다. 다행히 투수력의 힘으로 상승세를 달리고 있지만 타선이 힘을 낸다면 좀 더 수월해진다. 배장호는 “시즌 초 투수들이 어려울 때 타선의 힘으로 이긴 적도 많다. (이)대호형이 시즌 초 투수들한테 기죽지말라, 언제든 투수 덕분에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며 “이제 우리가 해야할 때다. 롯데 투수들은 어느 팀과 건줘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성들여 쓴 배장호의 다이어리를 보면 신뢰가 저절로 생겨난다. 조 감독도 다르지 않을 터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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