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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서 환희로' KIA 이명기가 쓴 반전드라마

입력 : 2017-07-26 06:20:00 수정 : 2017-07-25 13: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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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고 생각한 순간 길이 보였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이다. 이명기(30·KIA)가 그랬다. 타격침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시즌 초 날벼락과도 같은 트레이드 소식을 접했다. 이명기는 당시를 “절망”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이명기는 “KIA 외야진을 떠올려봤다. 작년 골든글러브 수상자 둘(최형우, 김주찬)에 버나디나, (나)지완이형, (신)종길이형, (김)호령이까지.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뛸 자리는 없더라”고 회상했다.

살아남아야 했다. 고집을 버렸다. 이전까지는 받쳐놓고 치려했다면, 이제는 무조건 앞에서 치려고 노력 중이다. 덕분에 타구 스피드가 빨라져 안타도 많아지고, 비거리도 늘었다.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다. 잘 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끊임없이 연구했고, 주변에 조언도 많이 구했다. 특히 최형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명기는 “(최)형우형을 보고 있으면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안 나온다. 투수가 누구든, 볼카운트가 어떻든 자기스윙을 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어느덧 호랑이 군단의 새 리드오프로서 자리매김한 이명기이지만, 여전히 위기의식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 스스로 믿음이 없다기보다는, 자신을 대체할 선수는 얼마든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는 꾸준히 발전을 거듭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명기는 “감독님께서 항상 ‘힘들면 말하라’고 하신다”면서 “그럴 때마다 ‘네’라고 대답하지만, 속으로는 ‘못해서 감독님이 빼기 전에는 무조건 나간다’고 마음먹곤 한다.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KIA는 이견 없는 막강 우승후보다.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이명기 역시 설레기는 마찬가지. 이명기는 “방심하지 말고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정규리그 우승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한국시리즈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하늘이 도와야 한다. 팬들이 열렬히 응원해주시니 하늘의 기운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인터뷰 말미에 꼭 전해달라고 당부한 부분이 있으니 바로 아내에 대한 애틋함이다. 이명기는 “광주에 아는 사람 없이 아기 키우면서 내조하느라 아내가 고생이 많다. 항상 고맙고, 미안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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