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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 때 마음의 양식 삼을 책 강추

입력 : 2017-07-10 17:35:52 수정 : 2017-07-10 17: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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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민영 기자] ‘올 여름 휴가철 마음의 양식으로 삼을 만한 책이 있을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누비처네’ 등 도서 9종을 ‘2017년 휴가철 추천도서’로 선정해 발표했다.

심신의 휴식과 사색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누비처네’(목성균/연암서가) 등 서정적인 산문집 3권을 권한다. 여가 시간에 좀 더 깊이 있는 독서로 자신과 세계를 성찰하고 싶다면 ‘인간의 품격)(데이비드 브룩스/김희정/부키), ‘포스트휴먼 시대의 휴먼’(한국포스트휴먼연구소 외/아카넷) 등 인문학 분야 4권을 추천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선정위원(가나다 순)은 다음과 같다.

김광억 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 강옥순(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 계승범(서강대학교 사학과 교수), 김서정(동화작가, 아동문학평론가), 김영찬(서울 광성중학교 국어교사), 이근미(소설가), 이정모(서울시립과학관장), 이준호(호서대 경영학부 교수), 허남결(동국대학교 불교학부 교수)

<문학 분야>

▶누비처네(목성균/연암서가/18,000원)=말 잘 하고 글 잘 쓰는 친구가 절필해야겠단다. 목성균이라는 사람의 수필집을 읽고 나니 글 좀 씁네 하며 여기저기 얼굴 내밀던 자신이 어찌나 초라하게 느껴지는지 한동안 글을 못 쓸 것 같단다. 그렇게 해서 만난 책이 ‘누비처네’라는 수필집이다. 표제작부터 찾아 읽던 나 역시 농밀한 문장과 조탁된 언어, 절절한 이야기에 매료당해 이 책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이 책에는 수필집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아버지의 강’ ‘국화’ 등 상당한 편수는 빼어난 소설이다. 인물이 등장하고 기승전결의 구성이 촘촘하고, 게다가 작가는 종종 전지적 시점으로 글을 풀어 나간다. -추천위원: 강옥순(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

▶생일 그리고 축복(장영희 글, 김점선 그림/비채/18,000원)=우리는 짬짬이 아무 데나 펼쳐서 읽어도 되는 책이 휴가지에 딱 맞다는 걸 돌아와서야 깨닫는다. ‘생일 그리고 축복’은 손가락이 머무는 페이지 어디를 펼치든 가슴 두근거리고 마음 따뜻해지는 시가 쏟아져 나온다. 서강대 영문과 교수였던 장영희 선생이 엄선한 영미시와 단상, 화가 김점선 선생의 밝고 환상적인 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 예이츠, 엘리엇, 에밀리 디킨슨, 로버트 푸르스트 등, 거장들의 시 가운데 가슴에 호소하는 시, 누구든 이해하기 쉬운 시를 골랐다는 장영희 선생은 시를 ‘아프고 작은 것도 다 보듬어 안아서 우리에게 기쁨과 위로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칼릴 지브란의 시 ‘당신이 아이들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건 좋지만 아이들을 당신처럼 만들려고 하지는 마십시오’ 한 줄만 마음에 새겨도 아깝지 않은 책이다. -추천위원: 이근미(소설가)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나희덕/달/14,000원)=현란한 동영상이 범람하는 시대를 살면서도 정작 소중한 추억은 한 컷의 장면으로만 기억된다. 휴가철이 되면 어디든 떠나야 한다는 강박으로 여기저기를 떠돌지만 정작 소중한 기억이 되고 삶에 깊이를 더하는 여행은, 숨 가쁘게 ‘보는’ 여행이 아니라 오랫동안 사색이 주어지는 여행인 듯하다. 이 산문집에서 시인은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함께 고즈넉한 여행지에서 만난 인상들을 조용히, 온전히 바라보고 있다. 이국의 외딴 뒷골목에서, 허름한 가게에서, 터미널에서, 산길에서, 산책로에서…. 시인의 깊은 사유의 시선은 걷던 길 위에서 멈추어 오랫동안 자신의 내면을 향하고 있다. -추천위원: 김영찬(서울 광성중학교 국어교사)

<인문학 분야>

▶광기와 문명(앤드루 스컬, 김미선/뿌리와이파리/38,000원)=문명으로 진보하는 역사적 과정에는 이와 반대로 광기의 발생이 증대된다. 광기란 결국 우리가 정상이라는 정의를 더욱 정교화하고 협의로 적용함으로써 과학의 이름으로 우리가 인정할 수 없는 특이한 생각과 행동에 대하여 부정적인 진단을 내린 결과적 현상이다. 결국 문명은 광기 즉 비정상적인 행위에 대한 감시와 처벌과 치료의 역사이며 기제다.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는 한 거슬러 올라가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문명사를 통하여 우리는 무엇을 미쳤다고 진단하고 그 미친 생각과 행동 그리고 개인에 대하여 행사한 다양한 제도적인 배척과 감시와 치료와 처치 방식 등을 문명의 폭력이라는 맥락에서 살펴본다. -추천위원: 김광억(서울대 명예교수)

▶인간의 품격(데이비드 브룩스, 김희정/부키/16,500원)=휴가의 의미는 분주하고 피곤한 일상을 벗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가던 길 위에서 취하는 휴식 이상으로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그 길 위를 가는 방식이 맞는지 되짚어보는 기회이다. 이 책은 휴식보다 성찰의 책이다. 제목 ‘인간의 품격(원제: The Road to Character)’은 과도한 경쟁과 성공의 지향으로 ‘인간다움’이 희미해지는 세태를 지적한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 곧, 외적인 성공보다 내적인 성숙에 집중할 것을 이야기한다. 결함을 가진 인간이 내적으로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함으로써 가져온 위대한 결과를 몇몇 인물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 추천위원: 이준호(호서대 경영학부 교수)

▶포스트휴먼 시대의 휴먼(한국포스트휴먼연구소 외/아카넷/18,000원)=모처럼 떠나는 여행가방 속에 틈나는 대로 읽을 책 몇 권을 챙겨 넣는 것은 교양인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이다. 설사 다 읽지 못하면 또 어떤가. 가벼운 읽을거리와 무거운 주제의 책이 적당하게 섞여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곳저곳 건성건성 뒤적이며 가볍게 읽던 책을 저만치 내던지고,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른 책을 펼치는 여행객은 그저 단순한 관광객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은 기분전환용으로 읽을 가벼운 도서는 아니다.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첨단과학기술 가운데서도 각종 생명증강기술과 인공지능 및 로봇개발의 수준은 이미 휴먼시대를 종식시키고 포스트휴먼의 시대를 열고 있으며 인류는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는, 문명사적 인식의 전환을 거듭 환기시키고 있다. 아홉 분의 관련 전문가들이 각자의 전공영역에서 포스트휴먼 시대의 휴먼 즉 인간(성)의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어 휴가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추천위원: 허남결(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한국 고대사 산책(한국역사연구회/역사비평사/22,000원)=한국 고대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그런데 그 뜨거운 이유는 전혀 유쾌하지 않다.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몰아세우는 웃지 못할 일이 너무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건전한 관심이 아니라, 폭력적 광신(狂信)의 모습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고대사 전문가들이 모였다. 역사에 관심은 있으나 전문적 내공이 약한 일반대중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을 꾸몄다. 구성도 단순 나열식이 아니라, 쟁점이 되거나 중요한 주제들을 선별하여 깔끔하게 설명하였다. 검증받지 못한 사이비 역사서가 서점에 넘치는 요즘, 이 책의 신뢰성과 수월성(秀越性)은 단연 두드러진다. -추천위원: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청소년 분야>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1,2(이금이/사계절/각권 11,000원)=우리 아동·청소년 문학의 탁월한 이야기꾼 이금이가 작정하고 쓴 역사소설. 일제강점기에서부터 지금 이 시대까지의 시간 배경, 서울 근처 작은 시골마을에서부터 일본, 러시아, 미국을 넘나드는 공간 배경 덕분에 이야기는 속이 탁 트이도록 광활하다.

그러나 자작의 딸과 가난한 소작농의 딸이라는 두 주인공의 얽히고설킨 운명과 감정의 실타래는 읽는 이의 마음을 칭칭 동여매는 듯하다.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신분과 성격을 가진 두 소녀의 인생행로가 소용돌이치는 시대상황 속에서 역동적으로 펼쳐지는데, 그 뒤를 따르다보면 그들의 삶이 드라마의 장면들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추천위원: 김서정(동화작가, 아동문학평론가)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사막 이야기(이지유/창비/12,000원)=여름이다. 탐험의 계절이다. 하지만 우리는 도시를 떠날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이 있다. 천문학자이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동 과학도서 집필가인 저자는 북극과 남극에서 적도 부근까지 그리고 고원에서 해수면에 이르는 지구의 온 사막을 돌아다녔다. 거친 사막을 질주하는 짜릿한 여행의 재미와 함께 지구의 역사와 생태계에 대한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즐거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림과 사진으로 표현되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추천위원: 이정모(서울시립과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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